[인터뷰] 박혜수, '스윙키즈'에 거침없이 하이킥

2019-01-04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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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윙키즈'에서 댄스단의 무허가 통역사 ‘양판래’ 역을 맡은 배우 박혜수가 27일 서울 종로구 아주경제 본사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어떤 상황에서도 기죽지 않았으면 좋겠어."

강형철 감독은 배우 박혜수(24)에게 '절대로 기죽지 말 것'을 당부했다. 이는 영화 '스윙키즈' 양판래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이기도 했다. 양판래는 1951년 한국전쟁 당시 가족의 생계를 위해 '스윙키즈' 팀의 통역을 자처하고 어떤 위기에도 기죽지 않고 당차게 상황을 헤쳐나가는 인물이다. 상대가 누구든 지지 않고 모욕적 언사에는 발길질도 서슴지 않는 그는 지난 한국영화가 그린 전쟁을 겪는 비련의 여주인공과는 달랐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배우 박혜수가 있다. 자칫 불편할 수 있는 상황을 깨나가고 그 모습이 매력적으로 느껴지게 만드는 건 박혜수의 공 또한 컸다. 배우 본연의 매력을 기반으로 캐릭터를 완벽히 이해하고 체화하는 모습은 이제 막 첫 영화를 찍은 '신인배우'라 보기 힘들 정도로 안정적이었다.

아주경제는 영화 '스윙키즈' 개봉 후 배우 박혜수와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강형철 감독부터 탭댄스 그리고 음악 활동에 대한 이야기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다음은 박혜수의 일문일답이다

영화 '스윙키즈'에서 댄스단의 무허가 통역사 ‘양판래’ 역을 맡은 배우 박혜수가 27일 서울 종로구 아주경제 본사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영화가 한창 상영 중이다. 주변 반응은 좀 어떤가?
- 무대 인사를 다닐 때면 관객분들이 엄마 미소를 짓고 봐주신다. 저희를 '스윙키즈' 멤버로 봐주시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또 가장 큰 반응을 느끼는 건 역시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다. 하하하. 즉각적으로 늘고 있다.

양판래는 당차고 또 사랑스러운 인물이다. 캐릭터를 어떻게 구축하려고 했나?
- 다른 캐릭터들과 잘 융화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무조건 잘해야겠다고. 저와 (양)판래가 잘 만나지 않으면 현실감을 떨어트릴 거로 생각했다. 판래가 가진 다재다능한 능력을 잘 풀어내지 않으면 마냥 판타지스러운 인물로 극과 어울리지 못할 거라고 판단했다. 다행히 결과적으로는 잘 어우러진 거 같아서 다행이다.

강형철 감독님이 판래에 관해 이야기해 준 게 있나?
- 어떤 상황에서도 기죽지 말라고 말씀하셨다. 또 감독님께서 외할머니의 이야기를 해주시면서 '똑똑하고 재능과 능력도 뛰어나서 이 시대가 아니었다면 뭐라도 됐을 인물'이라고 했다. 외할머니를 떠올리면서 판래를 만들어가셨다고. 그래서 그 이미지를 시작으로 저의 상상을 덧대 판래 캐릭터를 완성했다.

영화를 보기 전에는 시대적 배경이나 상황 때문에 여성 캐릭터가 어떻게 그려질지 걱정도 컸다. 배우 역시 마찬가지였으리라고 본다. 시나리오를 보고 여성 캐릭터를 어떻게 그려야겠다고 다짐한 부분이 있었나?
- 그 시대를 사셨던 할머니들에게 위로를 드리는 인물로 그리고 싶었다. 멋있고 당당하게!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은 날아 차기도 하고 기죽지 않고 맞서 싸우는 인물이지만 판래는 본래 그런 인물이 아니라 시대를 살아가면서 변모했다고 말하고 싶었다. 우악스러운 인물이 아니라 그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서 변한 거다. 그런 설정으로 접근하다 보니 말투와 행동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그가 강해야 했던 이유가 확실하니까.

영화 '스윙키즈'에서 댄스단의 무허가 통역사 ‘양판래’ 역을 맡은 배우 박혜수가 27일 서울 종로구 아주경제 본사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판래의 전사는 관객들이 유추할 수밖에 없도록 구성되어있는데
- 판래의 성격 등 어떤 조각들이 주어지는데 이걸 다 합쳐서 봤을 때 하나의 완성된 그림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 많았다. 이 영화는 로기수(도경수 분) 감정선을 따라가며 공감과 감동을 주기 때문에 샤오팡(김민호 분), 병삼(오정세 분), 판래는 개인의 감정이 조금 덜 드러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독님이 완성시킨 작품 안에 조각들이 잘 붙여져 기쁘다. 혼자 캐릭터를 분석하고 만든 게 아니라 감독님을 비롯해 선배들의 도움을 많이 받아서 가능했다.

양판래가 배우 박혜수에게 미친 영향이 있다면?
- 너무 많다. 인터뷰하면서 많이 느꼈다. 첫 인터뷰라 긴장을 많이 했는데 막상 인터뷰를 해보니 생각보다 당찬 말투로 말을 하는 거다. 제 안에 아직 판래가 많이 남아있다는 걸 느꼈다. 물론 제 안에 있는 모습을 꺼내 극대화했지만 판래로 사는 동안 그와 비슷하게 행동하고 더 밝고 건강하게 변화한 거 같다. 제가 조금씩 단단해지고 있다는 걸 느낀다. 그럴 수 있었던 건 이 작품이 제게 용기를 주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아서 그런 것도 있지만 함께 하는 감독님과 스태프들 모두 서로를 신뢰한다는 게 느껴져서 저도 모르는 사이 굉장히 영향을 많이 받은 거 같다.

'스윙키즈' 현장이 박혜수에게 남다른 영향을 미쳤나보다
- 그렇다. 부모님께도 받을 수 없는 사랑을 현장에서 받았다. 잘 모르는 것까지 예쁘게 봐주셨다. 현장에 가면 의상팀부터 분장팀 등등 저를 정말 '판래 공주님'으로 대해줬다.

탭댄스는 어땠나?
- 5개월간 연습했는데 매 순간 자신과 싸움이었다. 처음에는 안 늘어서 따로 일주일에 일 정도는 개인 연습을 잡기도 했다. 초반에는 영 안 늘다가 촬영 한 달 전부터 갑자기 어려운 동작이 막 되는 거다.

스스로 느끼기에 몸을 잘 쓰는 타입이었나?
- 가망이 없는 타입이었다. 하하하. '이거 안 되겠다. 큰일 나겠다'고 생각했는데 선생님께서 '춤은 노력을 배신하지 않는다'고 하시더라. 매일 매일 열심히 했더니 (도)경수 선배님처럼 멋있지는 않아도 나름대로 판래스럽게 해낼 수 있었던 거 같다. 상상만으로는 '나는 비욘세'라고 했었다. 하하하.

각자 연습하다가 합을 맞출 때는 어땠나?
- 경수 선배님과 민호 선배님 그리고 안무 선생님은 제가 5개월간 연습한 '씽씽씽'을 단숨에 해냈다. 자레드 그라임스는 물론 대단한 댄서인 건 알지만 우리 안무를 한 번 쓱 보더니 다 추더라! 당연한 일인데도 약간 허탈했다. 하하하.

영화 '스윙키즈'에서 댄스단의 무허가 통역사 ‘양판래’ 역을 맡은 배우 박혜수가 27일 서울 종로구 아주경제 본사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춤 외에도 스윙키즈 팀의 연기 호흡도 중요했을 텐데
- 각각 신에서도 의견을 많이 나눴다. (오)정세 선배님은 베테랑 배우임에도 매 신마다 제 의견을 물어봐주신다. 감사하고 신기하다. 의견이 오가는 중 각자 캐릭터가 구체화됐다. 촬영 들어가기 전부터 이미 캐릭터가 파악된 상태라 조율하고 맞추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

그런 호흡이면 애드리브도 쏟아졌겠다
- 정세 선배님은 재치 있는 애드리브를 자주 하시는데 저는 순발력이 부족해서…. 그래도 선배님이 어떤 캐릭터를 완성한 지 알고 있고 또 좋아하는 마음이 커서 어느 정도 맞받아칠 수는 있었다. 영화 중간 샤오팡이 옥수수를 먹으며 배를 튕기고 기수와 판래가 "너 같은 얼굴은 미인으로 안 쳐준다" "얼굴은 왜 빨개지니"하는 장면은 즉석에서 만들어진 호흡이다.

다음에 만날 때까지 지킬 수 있는 약속 하나 하자면?
- 언제 다시 (기자를) 만나게 될지 모르겠지만…. 그때까지 곡을 하나 내고 싶다. 그땐 아마 곡 작업을 해서 한 곡 정도는 발표할 수 있지 않을까?

안 그래도 팬들이 박혜수의 노래를 그리워하던데
- 연기 활동을 하다 보니까 그렇게 됐다. 좋은 연기를 보여드리기 위해서 많이 노력해야 하니까. 제가 좋아하는 일이지만 (노력을 들이는 건) 시간이 들지 않나. 음악도 마찬가지라서 아직 시간을 분산하기가 힘들었다. 늦어지고 있지만 언젠가는 하리라는 마음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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