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자산개발이 강남 N타워에 '워크플렉스(workflex)' 1호점을 열고 공유오피스 시장 진출에 포문을 열었다. 대기업들의 공유오피스 시장 진출이 이어지면서 위워크, 패스트파이브 등이 선점해온 시장의 판도가 바뀔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종합부동산회사 롯데자산개발은 공유오피스 워크플렉스 1호점을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129 일대 ’강남N타워‘에 오픈했다고 2일 밝혔다.
‘워크플렉스 역삼’은 강남N타워 7~9층 3개층에 들어서는 860석 규모로, 1인실부터 63인실까지 다양한 오피스 공간을 선보인다.
자금력이 부족한 스타트업들은 과거 임대료 부담으로 인해 대로변 이면부나 외곽에 사무실을 마련해야 했지만 공유오피스가 활성화되면서 비슷한 비용으로 프라임급 오피스 빌딩에 입주할 수 있게 됐다. 이에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공유오피스들이 집중된 강남역과 역삼역 일대, 테헤란로 등지에 둥지를 틀며 ‘테헤란밸리’가 스타트업들의 성장 요람이 되고 있다. 실제로 테헤란로 일대에는 글로벌 공유오피스 위워크가 7개 지점, 국내 공유오피스 ‘패스트파이브’가 8개 지점을 각각 운영 중이다.
수요가 급증하면서 공유오피스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KB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57개 공급업체가 192개(11만9000평 규모) 공유오피스를 운영 중이다. 이는 전년 대비 39개 업체, 99개 지점이 신규 공급된 것이다.
대기업들도 공유오피스 시장으로 빠르게 진출하고 있다. 현대카드가 2017년 강남에 스튜디오블랙을 오픈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에 한화생명이 드림플러스, LG그룹의 부동산 관리 자회사인 서브원이 플래그원을 각각 선보였다. 최근에는 하이트진로와 벤처캐피털 더벤처스가 서초에 공유오피스 ‘뉴블록’을 공식 오픈했다. 이 외에도 태평양물산, 신세계인터내셔널 등도 진출했다.
시장에서는 대기업들의 진출이 공유오피스 시장의 판도를 뒤엎을 수 있을지 주목한다. 그간 신규 업체들이 우후죽순으로 진입했지만 위워크, 패스트파이브, 르호봇 등 상위 3개사의 공급면적이 81%(지난해 3분기 기준)에 달할 정도로 선두 업체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코람코자산신탁에 따르면 공급업체별 보유 지점수는 1개 지점만을 보유한 업체가 37개사(65%)로 대다수이며 10개 이상의 지점을 보유한 업체는 위워크, 패스트파이브, 르호봇, 리저스, 토즈, 마이파트너스, 이든비즈 등 7개사(12%)뿐이다.
시장은 공유오피스 시장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보면서도 추후 경기침체에 취약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대기업들의 진출에 따른 공급과잉 우려와 함께 공유오피스 수요층 대부분이 벤처기업이나 1인 기업인 점에 비춰 경기둔화에 취약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롯데자산개발 관계자는 "스타트업 지원사업을 하고 있는 롯데액셀러레이터와 협업에 나서는 등 그룹사의 장점을 살려 경쟁력 강화에 나설 방침"이라며 "각 기업들이 차별 포인트를 얼마만큼 잘 내세우는지에 따라서 시장의 판도가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