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세 번째 셧다운…美연방정부 기능 25% 마비

2018-12-23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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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 요구에 민주당 반발…"정치 기능부전"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국회의사당 앞에 '주의(CAUTION)'라고 쓴 경고띠가 쳐져 있다.[사진=EPA·연합뉴스]


미국이 22일(현지시간) 연방정부 기능 일부가 마비되는 '셧다운' 사태에 빠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이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비용을 놓고 정면대치하면서다. 예산 합의 불발로 돈줄이 끊기면서 연방정부의 25%가량이 기능을 잃게 됐다.

전문가들은 크리스마스 휴가시즌이라 당장은 큰 피해가 없겠지만, 사태가 장기화하면 후폭풍이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미 첩첩한 악재로 파란을 겪어온 글로벌 금융시장의 경계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미국 상원은 셧다운 사태를 조기에 수습하기 위해 이날 오후 예산안 심의를 재개했지만,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트럼프 측은 예산안에 50억 달러의 국경장벽 건설 비용이 포함돼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고, 민주당은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정치권에서는 아직 극적 타결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지만, 상원의 본회의가 27일 재개되는 만큼 셧다운이 크리스마스 연휴 내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지난 11월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하원 주도권을 되찾는 내년 1월 3일까지 셧다운 사태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 19일 금리인상을 단행한 데 이어 셧다운 악재가 불거지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냉각됐다. 뉴욕증시 다우지수는 19일부터 전날까지 사흘간 1200포인트 넘게 추락했다. 주간 낙폭이 7%에 달해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그럼에도 셧다운 자체는 시장에 대단한 악재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셧다운이 지난 40년간 20번이나 발생했고 대개 큰 충격 없이 단기간에 끝났다는 이유에서다. 지미 카터 행정부(1977~81년) 시절에는 매년 평균 11일간의 셧다운이 있었을 정도다. 이번 셧다운도 지난 1월, 2월에 이어 올 들어 세 번째다.

USA투데이는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을 통해 상원과 하원을 장악하고도 집권 2년 만에 벌써 세 번째 셧다운을 맞은 건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비정상적인 셧다운이 트럼프 행정부 들어 심해진 정치적 기능부전을 상징한다고 꼬집었다. 신문은 2020년 대선을 놓고 미국 정치권의 갈등이 더 고조될 수 있다며 이에 따른 금융시장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셧다운에 따른 충격이 당장은 크지 않아도 일자리 감소에 따른 성장둔화 등 잠재적인 피해가 상당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3년 10월 16일간 이어진 셧다운 탓에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약 0.2% 이상 쪼그라들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추산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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