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들어 소득주도성장에 찍혔던 경제정책의 방점이 경제활력으로 선회했다. 세계경제의 둔화와 함께 한국경제에도 찬바람이 불어 닥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위기에 대처할 경제의 체질 개선 △하향세로 돌아선 성장률에 대한 방어 등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게 정부의 복안이다. 갈수록 둔화되는 경제상황을 감안해 정부는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을 2.6~2.7%로 전망했다. 다만, 정부는 역대 최대규모의 확장적 재정정책을 통해 민생경제에도 신바람을 불어넣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열린 확대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경제를 5년의 임기동안 획기적으로 바꿀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경제정책이 옮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내년에는 성과로 보여줘야 한다"며 "경제 활력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공공과 민간이 함께 투자를 확대하고, 창업 붐이 일어나야 할 뿐더러 소비 확대를 통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경영여건도 개선시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정부는 이날 '2019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올해와 내년의 경제성장률을 2.6~2.7%로 전망했다. 당초 3% 경제성장률에서 2.9%로 하향조정한 수준대비 낮은 성장률 전망치인 셈이다. 경상수지가 올해 740억 달러에서 내년에는 640억 달러로 예측되는 등 수출 증가세가 다소 둔화되지만, 투자활성화와 복지지출 확대 등의 정책 효과가 성장세를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정부의 전망이다.
이같은 경제활력에는 내년도 470조원에 육박하는 슈퍼예산을 조기시행하는 확장적 재정정책이 주효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에 역대 최고수준으로 재정의 61%를 조기집행한다. 일자리 예산 역시 최근 5년 내 최고 수준인 70%인 8조원을 상반기에 집행한다.
이에 맞춰 정부는 사람중심의 경제 패러다임을 토대로 △진방위적 경제활력 제고 △경제 체질개선 및 구조개혁 △ 경제·사회의 포용성 강화 △미래 대비 투자 및 준비 등의 정책 추진에 나설 예정이다.
경제활력으로 정책적 방향성을 설정한 정부는 민간 투자가 보다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정책 및 재정적 지원에 역점을 둘 계획이다. △반도체 특화클러스터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 △자동차 주행시험로 △서울 창동 K-Pop 공연장 등 대규모 기업투자 프로젝트가 조기 착공될 수 있도록 행정절차를 신속히 추진하고 이해관계 조정에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창업분야에서도 '창업-성장-회수-재도전' 등 전생애에 걸친 창업 시장의 관리에도 힘을 쏟는다. 6조원 규모의 글로벌 플랜트·건설·스마트시티 금융지원 프로그램 등을 가동하는 등 수출 경쟁력도 강화한다.
또 재정집행과 함께 닥쳐올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경제체질 개선 및 구조개혁 역시 정부가 초점을 맞춘 분야이기도 하다. △숙박공유 등 공유경제 활성화 △보건의료 서비스 확대 등을 통한 핵심규제를 혁신한다는 방침이다. 제조업 혁신전략을 이달 중 마련해 추진할 뿐더러 △자동차 △조선 △디스플레이 △석유화학 등 4대 주력산업 분야에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소상공인제로 페이 서비스를 본격 개시하는 등 서민·자영업자 지원을 강화하는 동시에 취약계층의 일자리와 소득도 지원한다. 청년에게는 청년추가고용장려금 지원을 18만8000명까지 지원하고 청년내일채움공제 역시 21만명으로 확대된다. 여성 친화적 일자리를 확대할 뿐더러 경력단절여성 채용기업에 대한 세제지원 확대정책도 시행하며 일자리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근로장려금(EITC) 확대 등 사회안전망이 강화돼 최대지원액이 단독가구는 150만원으로, 맞벌이 가구는 300만원으로 늘어난다.
정부는 또 △미래 혁신선도 기술확보를 통한 성장기반 마련 △저출산·고령화 대응 대안 △남북경협 준비 본격화 △중장기 비전과 전략 제시에도 초점을 맞췄다.
정부 관계자는 "함께 잘사는 혁신적 포용국가 구현을 위한 전략과제를 구체화하고 올해 상반기 중으로 중장기전략위원회를 통해 전략을 내놓을 것"이라며 "4차 산업혁명 등 중장기 도전요인 대응을 위해 '혁신성장·미래전략 관계장관회의도 신설·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