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공연 뭐 볼까?➂] 안숙선 대명창의 혼이 담긴 송년판소리 심청가

2018-12-12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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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국립극장

[안숙선 명창. 사진=국립극장 제공]

2018년도 어느덧 한 달이 남지 않았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데에는 공연만큼 좋은 것이 없다. 열정으로 꽉 찬 따뜻한 공연장에서 가족, 친구들과 추억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땀 흘려 만든 수준 높은 연말 공연들이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마지막달 12월이라 행복하다.

안숙선 대명창이 네 명의 제자들과 함께 최고의 무대를 선사한다.

국립극장(극장장 김철호)은 2018년 국립극장 완창판소리의 마지막 무대로, ‘국립극장 송년판소리-안숙선의 심청가 강산제’를 오는 27일 하늘극장에서 공연한다.

국가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산조 및 병창 보유자인 안숙선 명창은 국립극장 ‘완창판소리’와 각별한 인연이 있다. 1986년 처음으로 국립극장 완창판소리 무대에 오른 이래 28회나 출연한 최다 출연자일 뿐만 아니라, 국립극장에서 판소리 다섯 바탕을 모두 완창한 유일한 소리꾼이다. 또한 지난 2010년부터는 매해 빠짐없이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하는 12월의 완창판소리 무대에 올라 왔다.

안숙선 명창은 올 한 해의 마지막 완창판소리 무대에서는 강산제 ‘심청가’를 부를 예정이다. 심청가는 소리꾼들에게도 웬만큼 소리에 능숙하지 않고서는 전 바탕을 제대로 이끌어 나가기 힘든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비장한 내용이 많고 가장 예술성이 뛰어나다고 손꼽히는 작품이기도 하다.

강산제는 조선 후기 8대 명창 가운데 한 명이자 서편제의 시조 격인 박유전이 만년에 전남 보성군 강산마을에서 여생을 보내며 창시한 소리 유파를 일컫는다. 박유전의 소리를 들은 대원군이 “네가 제일강산(第一江山)”이라고 한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강산제 소리는 음악적 형식미가 뛰어나고 이면에 맞게 소리 구성이 잘 짜여 있으며, 절제된 방식으로 감정을 표현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안숙선 명창은 네 명의 제자들과 함께 한 무대에 선다. 국립창극단 대표 배우 서정금, 각각 부산과 진도에서 활동하는 소리꾼 박성희와 허정승 그리고 국악의 대중화를 위해 애쓰고 있는 박자희가 함께한다.

국립창극단 작품에서 익살스러운 감초 연기로 사랑받는 명품 조연 서정금은 오랜만에 스승과 함께 완창판소리 무대에 오른다.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 수석을 맡고 있는 박성희, 전통문화재단 영재교육원의 박자희, 국립남도국악원의 허정승도 스승의 무대에 힘을 보탤 예정. 만정 김소희·안숙선·전정민 등 다양한 스승에게 소리를 전수받은 박성희 명창은 청아한 성음과 명료한 발음으로 관객들의 심금을 파고든다.

최근에 민요 뱃노래를 대중적으로 편곡한 광고 CM송을 불러 주목받은 박자희 명창은 특유의 편안하고 중독성 있는 목소리로 관객들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진도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소리꾼 허정승은 남성 명창임에도 불구하고 상청의 소리가 맑아 다양한 음역을 소화해 낼 수 있는 실력파로 알려져 있다.

고수로는 명고 김청만과 국립창극단의 조용수가 함께한다. 약 3시간 30분에 걸쳐 안숙선 명창을 비롯해 서정금·박성희·박자희·허정승과 함께 ‘심청가’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관객들에게 들려줄 예정이다. 해설 및 사회는 KBS 프로듀서와 제9대 국립창극단장을 역임한 전북대학교 정회천 교수가 맡는다.

‘심청가’의 백미는 심봉사와 황후가 된 심청이 상봉하는 대목이다. ‘심청가’의 마지막 장면에서 심봉사는 딸에게 속죄하고 눈을 뜬다. 국립극장 관계자는 "올해 마지막 완창판소리 무대에서 ‘심청가’를 선택한 데에는 파란만장한 우여곡절을 겪고 성숙한 인간으로 눈을 뜬 심봉사처럼, 한 해 동안의 고통을 뒤로 하고 우리 모두 새롭게 태어날 수 있기를 소망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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