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통신사들 가운데 최초로 통신장애로 인해 발생한 2차 피해에 대한 위로금을 지급하는 소상공인 보상안을 발표한 가운데 책정 기준을 둘러싼 진통이 예상된다.
1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12일부터 26일까지 아현지사 화재로 피해를 입은 지역 관내 주민센터 68개소에 직원을 상주시켜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서비스 장애사실을 접수한다.
KT가 위로금을 지급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구체적인 피해 산정 방법과 위로금 규모는 피해 사실 접수를 완료한 후 결정된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이날 논평을 내고 "'배상금' 대신 '위로금'이란 명목으로 자신들의 책임은 인정하지 않는 무책임한 모습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또 통신 대란의 근본적 원인이 시설 통폐합, 점검·복구인력 감축과 외주화 등에 있다고 지적하며 소비자단체 및 소상공인단체가 참여하는 대책위에서 손해배상안을 마련해야 한다고도 촉구했다.
반면 통신구 화재 원인 감식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위로금 지급은 KT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성의 표시라는 의견도 나온다.
구태언 테크앤로 대표변호사는 "아직 KT의 잘잘못이 명확하게 가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회삿돈을 마음대로 지급하는 것은 배임의 소지가 있다"며 "위로금은 위로의 차원인 만큼 향후 KT의 과실이 드러난다면 추가적인 배상 절차를 진행하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상공인 연합회는 지난달 29일 자체적으로 소상공인들로부터 신고를 받아 피해사실을 접수하고 있다. 연합회 측은 200여건의 피해사실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연합회 관계자는 "KT 측에 공동조사단을 요구했음에도 독단적으로 위로금 지급을 발표했다"며 "어디까지를 피해로 인정할지 투명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KT는 "이번 사안은 개별 기업의 이슈가 아니기 때문에 지자체와 협업해 피해사실을 접수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업계도 KT가 위로금을 지급하는 과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KT의 위로금 지급은 통신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진행되는 사항으로, 향후 비슷한 사건이 발생할 때 기준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세부기준을 촘촘히 해 억울한 상황이나 부당함을 겪는 사업자들을 최소화해 나가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