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주식시장 빅2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나란히 뛰고 있지만, 오름세를 길게 이어갈지는 의문스럽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쏟아지고 있는 새해 전망이 꽤 어둡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11월 들어 이날까지 각각 약 2%와 5% 뛰었다. 수익률을 월별로 보면 삼성전자가 3개월, SK하이닉스는 4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주에 대해 "아직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번 주가 오름세도 단기적으로 낙폭이 컸던 데 따른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메모리 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가 주가를 끌어내렸고, 가격적인 매력이 생겼다"라며 "하지만 메모리 수급이 다시 균형을 이루려면 확인할 사항이 남아 있다"고 전했다.
공급업체 설비투자가 더 줄어야 한다. 그래야 수요 전망치 하향 조정이 일단락될 수 있다.
유종우 연구원은 "디램과 낸드 가격 하락으로 내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은 각각 18%, 23%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내년 상반기 안에는 수급 불확실성이 줄면서 메모리 업체에 대한 매수 시기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나금융투자도 비슷하게 전망했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애플발 악재나 가상화폐 채굴 수요 둔화, 미·중 무역분쟁은 내년 상반기까지 반도체 대형주 실적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다만, 반도체 중소형주는 성장세를 한동안 더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도 변수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에 대해 반독점규제를 적용할 수 있다"며 "미국 무역확장법(232조)을 이용한 관세 압박을 반도체까지 넓힐 수도 있다"고 전했다.
반도체시장 전망 자체도 밝지 않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는 얼마 전 내년 전 세계 반도체시장 매출을 4901억 달러로 전망했다. 올해보다는 2.6% 늘어날 것으로 점쳤지만, 애초 예상치(5.2% 증가)를 크게 하향 조정한 것이다.
우리 기업이 사실상 장악한 메모리 시장도 낙관하기 어렵다. 매출 증가율이 2017년 61.5%에서 올해에는 33.2%로 둔화하고, 내년에는 도리어 0.3%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긍정적인 의견이 없지는 않다. 이원식 신영증권 연구원은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체는 내년에도 기술경쟁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할 것"이라며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