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일 검찰총장이 형제복지원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들에게 눈물로 사과해 눈길을 끈다.
문무일 총장은 27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한종선씨 등 형제복지원 피해자 30여명을 만나 "검찰이 외압에 굴복해 수사를 조기에 종결하고 말았다는 과거사 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문 총장은 "인권이 유린당하는 사태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검찰 본연의 역할에 진력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국판 아우슈비츠'로 불리는 형제복지원 사건은 군사정권 시절 발생한 대표적 인권유린 사건이다.
형제복지원은 부랑인을 선도한다는 명분으로 1975년부터 1987년까지 수용시설처럼 운영됐다. 시민들을 불법 감금하고 강제노역과 구타, 학대, 성폭행 등이 자행됐다는 의혹을 받았다. 12년간 513명이 숨졌고 일부 시신이 암매장되거나 실종됐다.
검찰은 1987년 당시 박인근 형제복지원 원장을 수사해 불법감금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겼지만 대법원은 2년 뒤 7월 정부 훈령에 따른 부랑자 수용이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형제복지원의 참상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12년 피해자 한종선씨가 1인 시위에 나서고 '살아남은 아이'라는 책을 출간한 이후다.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지난 4월 위헌인 정부훈령에 따른 부랑자 수용은 불법 감금에 해당한다며 검찰에 사건 재조사를 권고했다. 이어 대검찰청 산하 검찰개혁위원회는 지난 9월 13일 재수사가 진행 중인 형제복지원 사건을 비상 상고할 것을 문 총장에게 권고했다.
이에 문무일 총장은 지난 20일 형제복지원 원장의 특수감금죄 등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법원 판결을 ‘법령 위반’으로 판단하고 비상 상고를 신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