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증권시장담당 부원장보를 지낸 정용선 한국리츠협회 회장은 지난 2013년부터 코람코자산신탁 대표를 맡고 있다.정 회장이 리츠업계로 오면서 가장 놀란 점은 우리나라에 공모상장 리츠가 사실상 부재하다는 점이었다.
“리츠는 공모를 통해 투자자를 모집하고, 필요할 때는 거래소시장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상장을 하는 것이 리츠의 프로토타입”이나 현장에서 리츠는 기관투자자들의 전유물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는 고민했고, 과도하게 높은 상장 문턱을 낮춰야만 리츠를 대중화할 수 있다는 답을 얻었다. 한국리츠협회 회장에 오른 뒤, ‘리츠 대중화’와 함께 ‘리츠상장 요건 완화’를 줄곧 강조한 이유다.
국토교통부는 조만간 ‘공모리츠 활성화 방안’을 발표한다. 이와 관련해 정 회장은 “정부와 시장당국이 상장문턱을 대폭 낮추겠다는 입장이어서 조만간 좋은 소식이 있을 것으로 본다. 상장 요건과 절차가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환영했다.
다만, “리츠는 건전한 부동산거래를 통해 국민재산 형성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폐지된 취득세 감면혜택을 되살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우리 세대의 아버지나 삼촌은 중간직장만 다녀도 예금으로 살 수 있었으나 지금은 평범한 월급쟁이가 은퇴했을 때 예금만으로 노후를 보낼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퇴직연금으로도 리츠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을 열었지만 시장의 반응은 아직 미온적이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은퇴자들을 위해서라도 취득세 감면을 상장리츠에만이라도 부활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에 아쉬움도 드러냈다. 행정안전부가 리츠나 부동산펀드에 대해 토지분재산세 분리 과세 제외를 폐지하려는 것은 리츠 활성화와는 정반대되는 움직이라고 지적했다. 정 회장은 “리츠 시장의 고사를 초래할 수 있어 우려된다. 리츠에 대한 세제혜택을 통해 저금리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떠돌고 있는 시중의 부동자금을 간접투자로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 회장은 "다른 나라처럼 주택가격이 안정되면 간접투자가 늘어날 것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몇년간 주택시장이 호조를 이어가며, 청약당첨만 되면 수천만원을 벌 수 있어 개인투자자들이 5% 수익에 만족하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주택을 통해 과거와 같은 이익을 실현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리츠에 대한 투자 수요가 한층 늘 수 있을 것이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