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군제로 본 中 소비패턴 10년史

2018-11-12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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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신발⟶가전제품·컴퓨터…소비패턴 변화

中 소비자 “가격보다 품질”

알리바바 '광군제' 행사…2시간 안 걸려 매출 16조원 (상하이 AFP=연합뉴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는 연례 할인 이벤트 '11.11(쌍 11) 솔로의 날(광군제)' 10주년인 이날 오전 0시 행사가 시작된 뒤 2분 5초만에 거래 규모가 100억 위안(약 1조6천억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의 3분 1초 기록을 1분 가까이 앞당긴 것. 거래액이 1천억 위안(약 16조2천억원)을 돌파하는데는 1시간 47분이 걸렸다. 사진은 이날 상하이의 알리바바 행사장 전광판에 행사 개시 2초 만에 알리바바의 T몰(톈마오·天猫) 사이트가 기록한 판매액이 표시된 모습. bulls@yna.co.kr/2018-11-11 16:06:31/ <저작권자 ⓒ 1980-2018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저작권자 ⓒ 1980-2018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중국의 알리바바(阿裏巴巴)가 11일 광군제(光棍節) 할인행사 하루 동안에만 무려 2135억 위안(약 34조7322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올해에도 신기록 행진을 이어갔다.

올해로 10년째를 맞은 광군제를 통해 판매된 주요 소비 품목을 살펴보면 10년간 중국인들의 소비패턴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고 중국 현지매체 펑파이신문(澎湃新聞)이 11일 보도했다. 
매체는 중국 유통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광군제는 중국 사회의 소비 잠재력을 이끌어내고 신유통 시대의 탄생을 알리는 촉매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고 전했다. 

◆ 급증한 광군제 거래액, 막대한 소비력 과시

중국 전문가들은 “올해 광군제의 거래 규모가 첫해인 2009년(5000만 위안) 대비 약 4270배 증가했다"면서 "매년 열리는 광군제 행사는 중국 소비시장의 막대한 잠재력과 비범한 창조력을 직접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2009년 11월 11일 처음 시작한 할인 판매 행사 광군제의 당시 하루 거래액은 5000만 위안에 불과했다. 이듬해 9억3600만 위안으로 급증했고 이후 2011년 52억 위안, 2012년 191억 위안, 2013년 350억 위안, 2014년 571억 위안, 2015년 912억 위안, 2016년 1207억 위안 등 매년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왔다.

지난해 1682억 위안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2000억 위안을 돌파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이번 알리바바 광군제 거래액은 2135억 위안을 기록했다. 이날 하루 처리한 주문건수도 10억4200만건으로, 세계 기록이었던 지난해 광군제(8억1200만건)보다 28% 늘었다.

징둥(京東), 쑤닝(蘇寧) 등 다른 전자상거래업체를 통한 거래액까지 합치면 이날 하루 3000억 위안 이상의 소비가 이뤄졌다고 매체는 전했다.

◆ 의류·신발⟶가전제품·컴퓨터…소비패턴 변화

광군제 초기에는 의류, 신발, 가방 등이 온라인 매출의 비중을 차지했지만 2013년 이후 3C(가전제품·컴퓨터·통신장비)제품, 홈인테리어가구, 미용기구, 뷰티제품 등 품목의 소비가 크게 늘어났다.

알리바바 관계자는 “중국인들이 그간 외면을 가꾸기에 열중했다면 최근에는 내면 가꾸기에 더 바쁘다"며 “대부분 삶의 질을 높이는 소비 품목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2009년 60% 이상의 소비자가 바링허우(80後, 1980년대 이후 출생자)였다면, 2015년을 기점으로 주링허우(90後, 1990년대 이후 출생자) 소비자의 비율이 바링허우를 앞지르며 주요 소비군으로 떠올랐다”고 덧붙였다.

알리바바가 공개한 데이터에 따르면 최강 소비력으로 무장한 세대인 주링허우 세대는 의류, 신발, 미용, 야외 스포츠 품목에서 소비 지출이 가장 많았고 바링허우의 경우 영유아제품, 홈인테리어 관련 상품이 인기였다.

◆ 中 소비자 “가격보다 품질”

최근 중국은 소득 증대, 생활 수준 향상으로 지출 규모도 커지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올 1~3분기 중국인 1인 평균 소비지출이 1만4281위안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5% 증가했다고 전했다. 사회 소비품의 품목별 소비규모도 화장품과 통신·전자기계의 소비총액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2%, 10.7% 증가했으며 광군제 지출 규모도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다.

최근 3년간 광군제 지출 규모를 보면 일반적으로 1000위안 이상의 상품을 가장 많이 구입했지만 최근 3년 연속 5000위안 이상의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급증했다.

모바일 인터넷 발달로 스마트폰을 이용한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되고 바링허우와 주링허우들이 가격이 아닌 품질을 중시하며 인터넷을 다룰 줄 아는 50세 이상 실버족의 소비 잠재력이 폭발돼 지출규모가 확대됐다는 게 전문가 상당수의 공통된 의견이다.

◆ 온라인쇼핑에서 온·오프라인 쇼핑으로 확대

그간 광군제는 온라인쇼핑이 위주였다면 알리바바와 쑤닝 등 중국 대표 전자상거래업체는 온∙오프라인을 허무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인 '신유통(新零售)' 탐색하기 시작했다. 

지난 2017년에는 알리바바와 쑤닝은 50억 위안을 투자해 온·오프라인 매장을 통합했고, 전자상거래 업계 2위 징둥은 다양한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소비 촉진에 나섰다. 온라인에 국한돼 있던 이들의 경쟁이 오프라인까지 저변이 확대된 것이다.

그 덕분에 소비자들은 광군제 당일 스마트폰으로 온라인뿐만 아니라 온·오프라인매장에서도 상품을 쉽고 빠르게 구매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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