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이 대북사업 담당인 현대아산에 남북경제협력과 관련한 전문가들을 전면 배치했다.
12일 현대그룹은 배국환 전 기재부 제2차관을 현대아산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기획예산처 국장 시절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는 남북경협을 효율적으로 협의·추진해 나가기 위해 정부 주도로 2000년 발족한 최고 의사결정기구다. 철도·도로 연결, 개성단지 건설, 임진강유역 수해방지사업 추진 등 남북경협의 실무적인 문제들을 다뤄 왔다.
배 내정자는 이 기구에 속할 당시 남북경협과 관련한 폭 넓은 경험과 역량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사가 남북경협에 대비하려는 성격이 짙은 것으로 해석되는 이유다.
시기적으로도 맞물린다. 앞서 9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남북경협의 개척자이자 선도자로서 현대그룹은 일희일비하지 않고 담담한 마음으로 남북경제 협력에 적극 나설 것이다"고 말한 바 있다.
이날 추가 실시된 인사도 이를 뒷받침한다.
현대그룹은 현대아산 창립 멤버로서 금강산사업소장, 개성사업소장, 관광경협본부장 등을 역임한 바 있는 김영현 전 전무를 영입하고 관광경협부문장(전무)에 앉혔다. 또한 각각 관광사업본부, 남북경협본부를 맡은 김한수 이사, 백천호 이사를 상무보로 승진시켜 조직에 무게감을 실었다.
현대그룹이 운영하는 민간 경제기구인 현대경제연구원에서 경영 기획을 담당한 최규훈 상무보를 경영기획본부장으로 전입시켜 기획력을 높였다.
전면 배치된 이들 남북경협 전문가들은 현 회장이 위원장으로 있는 '남북경협사업 태스크포스(TF)'에 참여해 실무를 지휘하고 자문역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현대그룹 관계자는 "배 내정자는 향후 현대아산의 도약과 새로운 남북경협 시대를 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지난 10년간 중단된 대북 사업을 빠른 시일 내에 재개할 수 있도록 철저히 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