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속에서도 중국의 10월 수출이 견고한 증가세를 보였다.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가 더 높아지기 전에 업체들이 미리 수출을 하려는 물량이 늘어나며 중국 수출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10월 중국 수출이 위안화 기준으로 20.1% 증가한 1조4900억 위안에 달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14.2%는 물론 전달치 증가율인 17%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달러화 기준으로는 10월 수출, 수입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6%, 21.4% 증가했다. 특히 수출 중가율은 지난 2월(43.5%)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앞서 시장 예상치를 모두 웃돈다. 이에 따른 무역흑자는 7.8% 감소한 340억1000만 달러에 달했다.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는 중국의 10월 대미 무역흑자 통계에도 관심이 쏠렸다. 중국은 10월 317억8000만 달러 규모 대미 흑자를 기록하며 사상 최대였던 전달의 341억3000만 달러보다는 다소 낮았지만 여전히 기록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 때문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가 압박에 나서는 명분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사실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는 중국으로선 10월이 미국의 관세폭탄이 모두 투하되고 나서 맞는 첫달이었던 만큼 이날 발표된 수출입 지표는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시장은 중국 수출이 둔화될 것이라 우려했으나 정반대 결과가 나온 셈이다. 미국은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모두 세 차례에 걸쳐 중국산 수입품 총 2500억 달러어치에 관세를 부과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올해 달러화 대비 위안화 환율이 대폭 평가절하되면서 미국의 관세 부과 효과가 부분적으로 상쇄된 데다가, 내년 1월부터는 2000억 달러어치의 중국산 제품에 부과되는 관세가 현행 10%에서 25%로 높아질 예정이어서 중국 기업들이 연내 '밀어내기식' 수출에 나서고 있는 게 중국의 '수출 선방' 이유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향후 미·중 간 무역전쟁이 고조되면 중국 수출 하방 리스크가 커질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실제로 앞서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세부 지표를 보면 수출 선행지표라 할 수 있는 신규수출주문지수는 46.9로, 전달의 48.0에서 뚝 떨어져 5개월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중국 정부도 무역전쟁으로 경영난에 직면한 수출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수출 환급세율을 높이는 등의 수출 장려 방안을 잇달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