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미군기지가 약 114년 만에 국민들에게 공개된다. 올해 말까지 8세 이상 내국인을 대상으로 6차례의 '용산기지 버스투어'가 진행될 예정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2일 서울 한강로동주민센터 옆 어린이공원에서 열린 사전 행사에서 "오늘 식민과 가난, 전쟁의 100년을 넘어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는 첫걸음을 내딛는다"며 버스투어의 시작을 알렸다.
금싸라기 땅으로 꼽히는 이곳은 1904년 러-일 전쟁 이후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돼 왔다. 일본이 용산 일대를 조선주차군사령부의 주둔지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또 광복 이후에는 정부가 인천 상륙 후 용산기지에 진주하던 미군에 용산기지를 정식 공여했다. 용산기지 이전과 관련해선 1990년 관련 양해각서가 체결됐으나 실제 이전이 이뤄진 건 지난해부터다.
정부는 용산기지를 국가공원화 하기 위해 2007년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을 제정했다. 그러나 최근까지 용산기지에 임대주택 건립이 요구되는 등 활용 방안을 놓고 국민적 관심이 뜨겁다. 정부와 서울시는 국가공원으로 조성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
김 장관은 "앞으로 용산공원은 최초의 국가공원으로서 자연과 역사, 사람이 어우러지는 일상과 평화의 상징으로 다시 태어날 것"이라며 "더 많은 국민들이 용산기지를 경험할 수 있도록 투어횟수를 늘리고, 기지 일부를 개방해 국민들이 직접 땅을 밟아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용산기지 버스투어는 연말까지 주 1회, 총 6회, 금요일 오후 2시에 진행된다. 기지 내 역사.문화적 장소를 둘러보고, 주요 거점에서 하차해 공원 조성 방향 등과 관련한 설명을 듣는 방식이다.
코스(9km)는 용산기지 14번 게이트에서부터 순차적으로 △SP벙커(일본군작전센터) △121병원(총독관저터) △위수감옥 △둔지산 정상 △주한미군사령부(한미연합사령부) △한미합동군사업무단 △병기지창 남단 △드래곤힐 호텔로 이어진다.
참가신청은 오는 12~20일 용산문화원 홈페이지를 통해 선착순으로 접수받는다. 참가비는 무료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김 장관을 비롯해 박원순 서울시장 등 정부 관계자와 박순자 국토위원장, 전문가, 시민 등이 참석했다.
박 시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용산기지는 남산과 한강으로 이어지는 온전한 형태의 생태공원을 조성해 미래세대와 세계인들에게 자유, 평화, 번영을 누릴 수 있는 교훈의 장소로 물려줘야 한다"며 "온전한 용산공원 조성을 위해 중앙정부와도 지속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