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가 달러 대비 약세를 지속하면서 절하폭과 속도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미·중 양국 통화정책이 엇갈리는 상황인데다 무역전쟁 등의 영향으로 당분간 조정 속 위안화 가치 하락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는 데는 큰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중국 인민은행 산하 외환교역(거래)센터는 25일 위안화의 달러 대비 환율을 6.9409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3거래일 연속 절하세를 이어간 것으로 2년래 처음으로 6.94위안을 돌파한 것으로 주목됐다. 중국 내 외화유출에도 속도가 붙는 상황으로 심리적 지지선인 '7위안'까지 넘어서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도 커지는 모양새다.
황즈룽(黃志龍) 쑤닝(蘇寧)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센터 주임은 증권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위안화 가치가 계속 하락하는 것은 미국 거시경제 지표가 양호한데다 기준금리 인상이 단계적으로 추진되면서 달러가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는 때문"이라며 "미국은 자금줄을 조이는 반면 인민은행은 돈을 푸는 현실도 위안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왕칭(王靑) 둥팡진청(東方金城) 선임 연구원은 "최근 달러 인덱스가 강세를 이어가면서 위안화 하방 압력을 키우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중국 거시경제가 여전히 중·고속 성장을 유지하고 있고 무역전쟁 충격을 고려하더라도 단기적으로 속도가 급감할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왕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달러가 계속 강세를 유지한다면 위안화 가치도 양방향 조정 속 소폭 하락할 수는 있다"면서 "하지만 달러 가치가 급등할 가능성이 작아 달러대비 위안화 환율이 7위안을 돌파할 확률도 낮다"고 덧붙였다. 인민은행이 돈을 풀고는 있지만 이는 '적절한 수준'에서 이뤄질 것이라며 대량으로 유동성을 주입할 확률은 없어 위안화 가치가 큰 폭으로 절하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왕유신(王有鑫) 중국은행 국제금융연구소 외환연구원은 "최근 위안화 환율 안정을 유지할 요소와 안정을 해치는 요소가 공존하고 있어 조정 강도가 과거보다 큰 상황"이라면서도 "단기적으로 수차례 절하가 이어지고 비정상적인 외화유출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인민은행은 풍부한 경험과 다양한 통제 수단을 갖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황 주임은 "현재 달러 인덱스가 과거 고점을 재돌파할 가능성이 크지 않고 중국의 감세, 인프라 투자 등 정책 효과가 가시화되는 상황"이라며 "중국 경제가 다시 안정을 찾고 성장세를 보이면 위안화 환율 안정에도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