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해외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중화권 애니메이션이 지난해부터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며 국제 애니메이션 시상식 유력 후보작으로 떠올랐다.
시나위러(新浪娛樂), 봉황위러(鳳凰娛樂) 등 중국 현지 연예 매체는 25일 미국의 유력 매체 더 플레이리스트를 인용해 쑹신잉(宋欣穎) 감독의 ‘온 더 해피니스 로드(원제 : 幸福路上)’와 류젠(劉健) 감독의 '해브 어 나이스 데이(원제 : 大世界)'가 내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의 장편 애니메이션 유력 후보작으로 선정됐다고 보도했다.
온 더 해피니스는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 상영을 시작으로 올해 1월 대만에서, 8월 프랑스에서 개봉됐다. 영화는 대만 영화 특유의 따뜻한 가족 이야기를 담백하고 솔직하게 그려낸 작품으로, 진정한 행복을 찾아 떠나는 주인공을 통해 삶의 의미를 일깨워준다. 제22회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 도쿄 애니메이션 어워드2018에서 그랑프리를 차지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
해브 어 나이스 데이도 온 더 해피니스 못지않게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영화는 지난 1월 개봉돼 6월 프랑스 안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서 초청작으로 상영됐다. 앞서 지난해 베를린 국제영화제의 2017년 경쟁 부문에 미야자키 히야오 감독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초청을 받은 바 있다.
뿐만 아니라 당시 중국 애니메이션 장편영화가 3대 국제영화제 경쟁부분 첫 진출작이기 때문에 의미가 남달랐다. 이 외 54회 대만금마장에서도 금마장 애니메이션상, 최고의 극본상, 최고의 OST 상 등 3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해브 어 나이스 데이는 한 조직폭력 단체에서 일하는 젊은 중국 운전기사를 다뤘다. 여자친구가 성형수술 실패로 재수술할 자금이 필요하자 주인공은 100만 위안(약 1억6370만원)이 들어있는 두목의 돈 가방을 훔친다. 가방이 도둑맞았다는 소식이 마을에 퍼지면서, 모두가 주인공을 쫓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배신과 추격이 재미있게 그려졌다. 여과 없이 드러나는 폭력적인 장면과 독특한 영상미로 당시 일부 외신은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펄프픽션(Pulp Fiction)'과 유사하다는 평을 남겼다.
두 작품 모두 한국과 인연이 깊은 작품이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중국 대표 애니메이션 영화로 초청돼 한국 애니메이션 팬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해브 어 나이스의 경우 영화 스토리에 한국이 등장한다.
중화권 애니메이션의 눈부신 성장에도 불구하고 외신은 여전히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화권 애니메이션 기술이 높아지고는 있지만 스토리 구성이나 서술 방식이 여전히 뒤떨어지고 중국 정부의 압박 때문에 소재도 제한적이라는 지적이다.
외신의 부정적인 시각이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중화권 애니메이션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해브 어 나이스 데이와 온 더 해피니스가 중화권 영화 최초로 장편 애니메이션상 후보에 오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