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물 소포에 발칵 뒤집힌 美…反 트럼프 진영 겨냥

2018-10-25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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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전대통령 비롯 유력 민주당 인사에 배달

의심스러운 소포가 배달된 민주당 소속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의 뉴욕 사무실이 입주한 건물 밖에 경찰이 탐지견과 함께 순찰에 나선 모습. [사진=AP=연합뉴스 ]


미국이 11.6 중간선거를 앞두고 폭발물 소동으로 발칵 뒤집혔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지난 2016년 민주당 대선후보를 지낸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 등 주요 민주당 인사 앞으로 24일(현지시간) 폭발물이 든 소포가 배달돼 미 연방수사국(FBI) 등 수사당국이 즉각 수사에 착수했다고 CNN 등 현지 언론은 이날 전했다.

전직 대통령을 경호하는 미 비밀경호국(SS)은 이날 성명을 발표해 "해당 소포들은 우편물 검사 절차에서 폭발성 장치로 확인돼 적절하게 차단됐다"고 밝혔다. 이어 경호대상자들은 소포를 받지 못했으며, 받을 위험도 없다고 SS는 덧붙였다. 
오바마 전 대통령 외에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저격수로 널리 알려진 맥신 워터스(캘리포니아) 하원의원과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지사 앞으로도 폭발물이 들어있는 소포가 배달됐다고 CNN은 전했다. 한편, 뉴욕 맨해튼의 타임워너 빌딩에 입주한 CNN방송 뉴욕지국에도 폭발물 소포가 배달돼 직원들이 긴급 대피했다. 이번에 배달된 소포들은 지난 22일 민주당 기부자인 억만장자 조지 소로스의 뉴욕 자택으로 배달된 폭발물과 유사하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이번에 소포가 배달된 곳은 모두 '반(反) 트럼프' 진영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가짜 뉴스'라고 비판을 일삼았던 매체이며, 미국 현지 언론 중에서 가장 트럼프 비판에 목소리를 높인 곳이기도 하다.

이번 사건의 배후와 책임소재를 놓고 미 정치권의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민주당 진영에서는 이번 사건의 발생 원인을 트럼프 대통령이 불러온 '분열'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폭발물 소포의 표적인 된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이날 플로리다주 후보자 모금 행사에서 “분열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라를 통합하기 위해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CNN 역시 "미디어를 반복해 ‘국민의 적’이라고 지칭하면서 이런 정치적 분위기를 조성한 트럼프 대통령과 이번 테러 행위를 분리하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정치폭력'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날 오후 백악관 행사에서 “어떤 정치적인 폭력 행위·위협도 미국 내에서 용납될 수 없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내국인에 의한 테러로 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아 '국내 테러'라고 명확한 규정을 내리지 않았다.

그는 또 이번 사건의 책임을 돌연 언론에 화살을 돌렸다. 위스콘신주에서 열린 중간선거 지원 유세에 참석한 그는 "우리는 평화와 조화 속에서 살기를 원한다"며 화합을 호소한 뒤 돌연 언론을 향해 "언론도 목소리를 누그러뜨리고 끝없는 적대감, 부정적인 거짓 공격을 중단할 책임이 있다"며 언론을 간접적으로 비난했다.

일부 공화당 인사들도 이번 사건을 '테러'라 부르며 규탄 했다. 미치 매코널(켄터키)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성명을 내고 "오늘의 (외국 세력이 아닌 국내 세력에 의한) '국내 테러리즘' 기도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앞서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성명을 내 "이러한 테러 행위는 비열하며, 이를 저지는 사람은 법의 테두리 내에서 최대한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수사 당국은 배달된 각 폭발물이 유사한 파이프 형태라면서 동일범 소행일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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