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의 비밀, 흙수저 아줌마의 신데렐라 신분상승 등 주말드라마(?)가 가져야 할 요소들을 모두 갖춘 '내사랑 치유기'가 첫방송됐다.
소유진, 연정훈, 윤종훈 등 주인공들의 연기와 빠른 전개는 일단 눈길을 잡아끌었다. 그러나 전작 '아이가 다섯'에서 이혼 후 다섯명의 아이를 억척스럽게 키우던 소유진이 이번 '내사랑 치유기'에서도 비슷한 모습의 억척 아줌마로 등장해 전작과의 차별점을 아직 보여주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시어머니 역할의 박준금 등 조연들의 연기 역시 똑같아 식상하다는 것.
14일 오후 첫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내사랑 치유기'에서는 임치우(소유진 분)와 최진유(연정훈 분)가 반복되는 우연으로 인연이 되는 모습이 그려졌다.
임치우는 8년 동안 시집살이를 하며 철없는 남편 박완승(윤종훈 분)을 데리고 사는 열혈 주부였다. 임치우는 야간 주유소 알바, 녹즙 배달, 카페 바리스타 등 각종 아르바이트를 하며 돈을 벌었고, 그 돈으로 첫 독립을 앞두고 있었다. 그런 임치우와 한수그룹 상무 최진유(연정훈 분)는 굴삭기 자격증 시험장에서 마주쳐 서로 합격팁을 주고 받으며 알게 됐다. 그런 임치우와 최진유의 인연은 계속됐다. 푸드트럭으로 외제차를 들이박은 사고를 낸 남편 박완승 때문에 9천만원을 물게 생긴 임치우를 최진유가 구해준 것.
최진유의 개입으로 임치우는 겨우 2천5백만원을 물게 됐지만, 그래도 이사를 가려던 집 보증금을 모두 날려 먹었다. 같은 날, 최진유와 임치우는 임치우가 아르바이트를 하는 주유소에서 다시 만나게 됐다. 최진유는 석유차에 치일 뻔한 임치우를 구해줬고, 그 순간 자신이 서울대에 다닐 때 서울대 인근 모든 알바를 섭렵해 '서울대 귀신'으로 유명했던 사람이 바로 임치우였다는 걸 알게 됐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며 열심히 사는 임치우에 호감을 가졌던 최진유는 갑자기 그가 사라져 아쉬워했던 기억을 갖고 있었다. 최진유는 그런 임치우를 다시 만나 혼자 기뻐했다.
임치우는 팍팍한 현실에서 살아남느라 최진유를 알아보지 못했다. 임치우의 남편 박완승은 끝까지 "그 집이 우리와 인연이 아니었나보다. 내가 다치지 않은 것만으로 감사하게 생각하자"며 철없는 소리를 해댔다. 시어머니 김이복(박준금 분)은 임치우에게 "결혼 8년 지날 때까지 애 하나 못 낳는 너는 옛날 같았으면 진작 소박감이었다"는 막말을 하는가 하면, 남편 대신 돈을 버는 임치우를 보며 "돈독 오른 애"라고 비아냥대기도 했다.
임치우의 친정도 진정한 쉼터가 되진 못했다. 임치우는 알고 보니 집안의 업둥이었던 것. 안하무인 여동생 임주아(권소현 분)는 막무가내로 100만원을 해달라고 언니에 떼를 쓰다가 "엄마가 언니만 안 주워왔어도 내가 펑펑 쓸 수 있었다. 언니 입히고 먹인 것만 얼마냐"는 말을 해댔다. 임치우는 그런 막무가내 동생에게 쓴소리 한 번 못하는 신세였다.
하지만 그런 임치우의 흑기사가 되는 게 바로 최진유였다. 하루종일 몇 번이고 임치우를 도왔던 최진유는 팀원들과 회식을 끝내고 커피를 마시러 간 카페에서 임치우를 만났다. 아르바이트를 하던 임치우는 최진유의 손에 상처가 난 걸 봤고, 최진유를 위해 약과 습윤밴드를 급히 사와 내밀었다. 임치우는 최진유에 "꼭 밥 한 번 사겠다"며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두 사람의 인연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임치우의 출생의 비밀이 최진유의 집안과 관계가 있음이 암시됐던 것. 임치우는 입주 청소 아르바이트를 하러 성북동 저택에 갔다가, 한 저택이 너무나 익숙해 홀린 듯 저택 앞으로 향했다. 그 집은 다름 아닌 최진유의 집이었다. 임치우는 집을 나오던 최진유의 의붓아버지 최재학(길용우 분)과 눈을 마주쳤다. 최재학은 잃어버린 딸이 있다는 것이 나왔기 때문에, 최재학과 임치우가 보통 인연이 아님이 암시되는 순간이었다.
첫방송된 ‘내 사랑 치유기’ 1~4회는 차례로 시청률 3.9%·9.8%·8.9%·9.1%를 기록, 평균 9% 시청률로 순조롭게 출발했다(전국가구시청률 기준, 이하 동일기준).
‘내 사랑 치유기’는 매주 일요일 오후 8시 45분 4회 연속 방영된다.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