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각) 현대자동차의 수소 전기차를 시승해 눈길을 끌었다.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는 이날 숙소에서 파리 알마 광장까지 현대자동차의 수소 전기차 넥쏘를 타고 500m가량을 이동한 데 이어 수소 충전 시연도 참관했다.
이날 행사는 '한·프랑스 신산업 협력사업 현장 방문-도심 수소충전소 활용, 파리를 달리는 한국 수소차'라는 이름으로 이뤄졌다.
현대차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탑승한 차는 현대차가 프랑스에 수출한 첫 번째 넥쏘로 현재는 현대차 프랑스 법인이 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충전소에 동행한 브노아 푸티에 에어리퀴드 미래기술사업 총괄사장을 향해 "충전소가 시내 한복판에 있어 주민들이 불안해하지 않나. 안전성 설명을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에 푸티에 사장은 "수소 충전소가 설립된지 3년이 지났지만 시민들로부터 어떤 불만도 제기된 바 없다. 충전소와 관련된 사고도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대통령은 수소 차량이 일반 내연기관 차량보다 나은 점은 무엇인지 등을 꼼꼼하게 물으면서 관심을 나타냈다.
5분이면 충전이 가능하다는 말에 문 대통령은 "5분을 충전하면 얼마나 주행하는가" 등을 묻기도 했다.
정진행 현대차 사장은 "투싼은 400㎞를 가는데 넥쏘는 600㎞를 주행한다"고 대답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수소차가 자체적으로 공기를 정화하는데도 애로사항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정 사장은 "시민이 막연히 불안해하고 있어 충전소 보급에 어려움이 있지만 산자부와 협력해 2, 3년 내에 충전소 100개를 만들려고 한다"면서 "충전소가 많아져야 하는데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실제로 수소를 충전하는 수소차 택시 기사에게 불편한 부분이 없는지를 직접 묻고 "파리 시내에서 수소 차량이 더 많이 운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정 사장에게 "정부가 수소차를 지원하고 있고 수소경제 생태계 확산에 노력하고 있다"면서 "현대차가 세계적인 기업이니 계속 잘 됐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정 사장은 "파리는 수소충전소가 도심에 있지만, 한국은 수소에 대한 오해, 안전기준 등으로 도시 외곽에 주로 설치되고 있다"며 "프랑스 사례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또 "현대차는 프랑스 주요 기업들과 프랑스 내 수소전기차 보급확산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며 수출 산업화를 통해 국내 수소경제 확산에도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의 수소 전기차 시승은 올해 들어 두 번째다.
문 대통령은 지난 2월에도 넥쏘를 타고 경부고속도로 만남의 광장 휴게소에서 판교 IC까지 15분가량을 주행한 바 있다.
수소 전기차 분야는 '자동차 산업의 미래'라 불리면서 정부의 혁신성장을 이끌 대표적인 산업이다. 문 대통령이 수소 전기차 개발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당시 주행을 마치고 열린 미래차 산업 간담회에서 문 대통령은 "세계가 미래차로 나아가는데 우리가 안이하게 출발해 늦은 게 아닌지 걱정했다"면서도 "범정부적인 노력으로 수소차 수준이 세계적 수준임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포니에서 시작해 짧은 시간에 세계적 강국이 됐듯이 전기차·수소차 등 미래차 분야에서도 강국의 힘을 키우자"고 제안했다.
현대차는 수소 전기차 분야에서 다른 자동차 기술 선진국보다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음에도 최근 들어 일본과 독일 등이 투자에 열을 올리며 현대차를 추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의 이날 수소차 시승은 현대차의 해외수출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