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은 미국발 충격으로 힘겨운 한 주를 보냈다. 지지선으로 여겼던 코스피 2200선은 저항선으로 바뀌었고, 투매를 불러온 대내외 악재도 여전히 진행형이다. 그래도 기술적인 반등 수준에서는 회복세가 더 이어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셀 코리아' 아흐레 만에 진정
코스피는 12일까지 한 주 동안 2267.52에서 2161.85로 4.66%(105.67포인트) 떨어졌다. 미국 증시 추락으로 전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친 11일 코스피도 하루 만에 4.44% 빠졌지만 다음날 1.51% 되올랐다.
'셀 코리아'가 9거래일 만에 진정세를 보인 덕분이다. 외국인은 12일 코스피에서 706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물론 10월 초부터 보면 외국인은 여전히 1조9800억원가량 매도우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나마 개인이 이 기간 1조5700억원가량 순매수해 지수 낙폭을 줄였다. 기관은 사실상 관망하면서 약 2600억원어치를 사는 데 그쳤다.
증시 수급은 아직 불안하다. 외국인이 매수세를 이어갈지도 더 지켜봐야 한다.
◆풀기 어려운 악재 갈수록 쌓여
단박에 풀기에 어려운 악재가 쌓여 가고 있다. 이번에 전 세계 증시를 끌어내린 1차적인 원인은 미국 채권발 쇼크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3%를 한참 넘어섰고 4%까지 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는 얼마 전 "미국 국채 금리가 4%까지 오를 가능성을 다른 사람보다 크게 보고 있다"며 "받아들이기 어렵더라도 놀라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경제지표가 모든 부문에서 양호한 상황이라 금리 상승을 정상화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미·중은 무역뿐 아니라 군사적으로도 대립수위를 높이고 있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상승이 무역분쟁에 따른 악영향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로 안전자산 선호심리도 커졌다"고 전했다.
정보기술(IT)주나 바이오주 같은 성장주는 금리 상승에 더 취약하다. 실적보다 주가가 높은 편인 성장주 할인율은 금리 인상기에 따라서 커진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IT와 바이오 종목 비중이 커 금리 인상으로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환율보고서·FOMC 회의록 지켜봐야
관심은 여전히 미국에 쏠려 있다.
미국은 15·18일 각각 환율보고서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을 내놓는다. 예상 밖으로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에 넣지 않는다면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FOMC 회의록도 눈여겨봐야겠다.
시장이 적어도 패닉 상태에서는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김대준 연구원은 "코스피가 3주 동안 3% 넘게 빠진 채 머물렀던 적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통화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감소하면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