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노동의 경제적 가치는 얼마일까. 대다수 주부들이 담당하는 '집안일'의 경제적 가치가 36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국민 1인당 가사노동을 돈으로 환산하면 710만8000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여성이 남성보다 3배 이상 가치가 높았다.
통계청이 8일 발표한 '가계생산 위성계정 개발 결과(무급 가사노동가치 평가)'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우리나라 무급 가사노동의 경제적 가치는 총 360조7000억원이었다. 2014년 한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1486조790억원의 24.3% 수준이다. 가사노동의 가치가 국가승인 통계로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무급 가사노동가치를 2014년 전체 인구인 5075만명으로 나눈 값으로, 실제 가사노동을 하는 15세 이상 인구로 범위를 좁히면 1인당 무급 가사노동가치는 828만5000원으로 117만7000원 오른다.
가사노동가치를 행동에 따라 나눠보면, 음식 준비가 29.8%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미성년 돌보기가 23.5%, 동식물 돌보기가 14%, 가정관리나 돌보기 등 '이동'이 9.8%, 상품 및 서비스 구입 8.8%, 주거 및 기타 가정관리가 2.9%, 노부모 등 성인 돌보기가 2.4%를 차지했다.
가사노동가치를 성별로 보면 여성이 272조5000억 원으로 75.5%, 남성이 88조3000억 원으로 24.5%였으며, 여성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비중은 여자가 크지만 증가율은 남자가 더 높은 추세다. 남자는 5년 전에 비해 38.5% 증가했고, 여자는 31.7% 상승했다. 1인당으로 계산하면 남자는 연간 346만8000원, 여자는 1076만9000원이다.
남자는 1인 가구 및 맞벌이 가구 증가로 가사노동 비중이 증가하고, 여자는 음식준비, 미성년 돌보기 등에서 감소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무급 가사노동가치를 연령대별로 보면 인구 고령화로 60세 이상은 5년 전에 비해 55.3%, 50~59세는 51.3%, 40~49세는 31.1% 각각 증가했고 15~29세는 2.2%로 소폭 상승했다. 60세 이상이 무급 가사노동가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확대되는 추세로 고령층 인구가 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