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세 혐의'를 받았던 중국 국민 여배우 판빙빙(範氷氷)에게 1400억원이 넘는 벌금형이 내려지며 세간에 무성했던 '판빙빙 실종사건'은 일단락됐다. 탈세 혐의에 연루된 사실이 폭로된 이후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판빙빙을 둘러싸고 사망설·감금설·망명설 등이 돌았던 것에 대해 중국 관영언론이 4일 해명했다.
관영 환구시보는 이날 '판빙빙 중징계는 '상징적' 사건'이라는 제하의 사평을 게재해 "판빙빙이 석달 넘게 '실종'된 것은 국가세무당국이 관련 조사에 박차를 가하고, 판빙빙이 여기에 적극 협조한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평은 판빙빙은 중국 연예계 스타일 뿐만 아니라 중국에서 가장 돈이 많은 연예계 '큰손'이라며 판빙빙에 대해 세무조사를 실시하고 거액의 벌금형을 내린 건 중국 연예계는 물론 전체 중국 사회에 상징적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의 나날이 촘촘해지는 법제·세제망을 그 누구도 빠져나갈 수 없으며, 혹시라도 요행심리를 기대하다가는 언제든 엄청난 대가를 치를 수 밖에 없다는 걸 보여줬다는 것.
사평은 얼마나 높은 관직에 있든, 얼마나 돈이 많고 유명하든, 항상 자기 자신을 낮추고 겸손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런 사람들은 일반인보다 스스로에게 더욱 엄격한 준법 잣대를 가지고 있어야 하며, 절대로 자신들이 법을 무시해도 된다는 특권을 가지고 있다고 여겨서는 안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것이야말로 '판빙빙 사건'이 모든 사람들에게 주는 교훈이라고 전했다.
사평은 또 유명한 사람이라고 배려해 주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더 엄벌을 처해 대중의 여론에 부합해서도 안된다고도 주장했다. 판빙빙에게 벌금형이 선고됐을 때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서 그가 유명하기 때문에 형사처벌을 피한 것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해 설명한 것이다. 사평은 중국 세법에 따르면 과거 5년간 탈세 전과가 없을 경우, 납무 마감일까지 세금과 벌금을 내면 형사 책임을 묻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국가세무총국은 지난 3일 조세징수법에 따라 판빙빙에 대해 모두 8억8394만 위안(약 1437억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세무당국은 판빙빙이 탈세로 처음 걸린 데다 그동안 세금 미납으로 처벌을 받은 적이 없다는 점을 고려해 납부 마감일까지 돈을 제대로 내면 형사 처벌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판빙빙도 이날 사과문을 통해 "최근 나는 전에 겪어본 적이 없는 고통과 교만을 경험했다"면서 "내 행동을 매우 반성하며 모두에게 죄송하며 전력을 다해 세금과 벌금을 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가 세계 무대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국가와 인민의 응원 덕분"이라면서 "여러분이 나를 용서해달라"고 간청했다.
판빙빙의 탈세 의혹은 지난 6월 초에 전직 중국중앙TV 진행자인 추이융위안(崔永元)의 인터넷 폭로로 불거졌다. 이후 판빙빙이 석달 넘게 공개 석상에서 사라지면서 출국금지설, 연금설, 망명설 등 억측이 난무했다. 또 탈세 의혹이 불거진 배경을 놓고도 홍콩, 대만 등지의 중화권 매체를 중심으로 판빙빙이 정치적 풍파에 휘말렸다는 등의 '음모설'도 제기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