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증권사나 카드사에서도 해외송금을 할 수 있게 되면서 시중은행의 해외송금 수수료가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7월 핀테크 업체들이 해외송금 시장에 뛰어들면서 은행권이 경쟁력 강화에 나선 이후 1년 3개월여만에 다시 한 번 수수료가 낮아지게 됐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르면 내년 1분기부터 증권·카드사를 통한 소액(건당 3000달러, 연간 3만 달러 이내)의 해외송금이 가능해진다. 그동안은 은행이나 소액 해외 송금 업체에서만 해외송금을 할 수 있었다.
사실상 은행에서만 가능했던 해외송금 서비스를 증권사와 카드사에서도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시중은행의 수수료 인하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가장 먼저 움직인 곳은 케이뱅크다. 케이뱅크는 1일 해외 송금 수수료를 금액과 관계 없이 은행권 최저 수준인 4000원으로 인하했다. 올 연말까지 케이뱅크 해외송금을 처음 이용하는 고객은 1회에 한해 송금 수수료 100% 환급 혜택을 받는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카카오뱅크도 5000원으로 수수료가 낮은 수준인데다 내년 1분기 중 '해외특급송금'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해외송금 후 수취하려면 평균 5일이 걸리는 반면 카카오뱅크가 내놓는 서비스는 모바일 앱에서 송금하는 즉시 30분 내로 수취가 가능하게 된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조만간 수수료 인하를 결정하고 간편 송금 등 다양한 방어책 강구에 나설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동안 시중은행들이 독점하다시피 한 해외 송금 서비스를 제2금융권으로까지 확대하면서 수수료 인하는 물론 다양한 제휴 서비스와의 결합을 통한 부가서비스 확대도 이뤄질 수 있다"며 "일부 증권사에서는 증권사 계좌를 통해 인터넷으로 해외 송금을 할 경우 일정기간 수수료를 받지 않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은 높은 편의성과 낮은 수수료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