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중간선거 관전포인트-②북한 비핵화] 10월 '평양 접선' 효과 주목

2018-10-01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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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월 12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제1차 북·미 정상회담을 가진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AP]


미국이 오는 11월 6일 중간선거를 치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인 이번 선거 결과는 그의 집권후반 향방을 엿볼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중간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4회에 걸쳐 트럼프 집권후반 관전포인트를 짚어본다.<편집자주>

현재 미 상·하원은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지만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민주당이 우세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100명 중 35명을 물갈이 하는 상원에서는 공화당과 민주당이 박빙을 보이고 있지만 435명 전원을 선출하는 하원에서는 민주당이 승리할 전망이 높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에 따라 경제·외교 분야 성과를 두고 설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가 급변하면서 북한의 비핵화 진전과 종전선언 등 대북정책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 의회 내 대북 이슈 민감..."북한이 공화당 도와줄 것"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열린 제73차 유엔총회에 참석해 "북한에 엄청난 진전이 있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감사한다" 등의 대북 유화 발언을 내놨다. 핵시설을 폐기하고, 한국전쟁에 참전했다가 전사한 미군 유해를 송환하는 등 일련의 변화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제2차 북·미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까지 열어뒀다.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 있어 '시간표'를 마련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1년 전만 해도 '로켓맨' 등의 과격한 표현으로 북한의 심기를 건드렸던 점에 비하면 극적인 변화다. 폼페이오 장관이 제2차 북·미 정상회담 시기를 '10월 이후'로 못박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이슈를 중간선거에 활용하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이미 진전되고 있는 북한의 비핵화가 유리하게 작용될 수 있는 상황에서 시간에 쫓겨 대화에 끌려가기보다는 느긋하게 시간을 갖겠다는 복안이 깔렸다는 것이다.

그간 미 의회에서 대북정책은 민감한 주제 중 하나였다.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공화) 상원의원, 상원 군사위원장 존 매케인 의원(애리조나·상원) 등 미국 상원 국방위에 소속된 공화당의 거물급 중진들은 작년만 해도 북한의 거듭된 핵 도발에 대해 군사적 대응을 포함한 모든 옵션을 갖고 있다며 경고하기도 했다.

민주당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애매모호하다며 꾸준히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6·12 북·미 정상회담 이후 한 달 만에 열린 미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향해 날선 질문이 집중되기도 했다. ​그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강조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공동 성명에서는 왜 '완전한 비핵화'로 입장을 바꿨냐는 것이다.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에도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월가의 정치분석 정보업체인 캐피털 알파 파트너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북한의 변화로) 60여년 동안 이어지던 남북 긴장이 화해 모드로 전환되고 미국 경제가 3%대 성장을 기록하면 중간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민주당이 하원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60%"라고 진단했다. 하원은 대통령의 탄핵 발의 권한을 쥐고 있어 트럼프 행정부의 운명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

◆ 10월 '평양 접선' 분수령...한반도 정세에 불똥 튈 수도

때문에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의 성사와 별개로 폼페이오 장관의 10월 방북 성과가 중간선거의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10월 중 평양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북한 비핵화를 진전시키기 위한 후속 협상과 함께 제2차 북·미 정상회담 일정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소속 정당에 상관없이 미 상·하원은 비핵화 관련 북한의 진정성에 불신을 보이면서 더 구체적인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현재 완전한 비핵화까지 대북제재를 해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북한 측은 '미국의 신뢰'를 근거로 제재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사실상 미국이 북·미 협상의 공을 넘겨 받은 상황에서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지점이다.

지금 당장은 북·미 간 긴장이 소강 상태를 보이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소속 정당인 공화당이 중간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한반도 정세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러시아 스캔들, 미·중 무역 전쟁 등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정치적으로 수세에 몰린 상황에서 '분위기 반전용'으로 활용되고 있는 대북 이슈가 성과를 내지 못하면 군사 옵션 등 돌출 행동에 나설 수도 있는 탓이다. AP 통신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대북 정책 관련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55%로 전년 대비 13%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변동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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