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이 미국의 중간선거에 개입하려 한다며 비난한 것에 대해 중국 관영언론이 "오히려 표를 끌기 위한 전략"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28일 사평을 통해 "미국이 내정간섭에 민감한 것을 이용하려는 시도"라며 "무역전쟁이 거세질 수록 피해를 입는 미국인이 늘고 이에 민심을 잃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유엔본부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기조연설에서 "유감스럽게도 우리는 중국이 미국 중간선거에 대한 간섭을 꾀하는 것을 발견했다"면서 "내가 무역 분야에서 중국에 도전한 최초의 대통령이기에 중국은 나와 우리의 승리를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중국이 중간선거에 개입한 정황이나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이에 유엔총회에 참석한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다른 나라의 내정에는 간섭하지 않는다는 것이 중국의 일관된 원칙"이라고 즉각 반박했다.
환구시보는 "러시아의 대선 개입 의혹으로 미국이 들끓은 것에서 엿볼 수 있듯 미국 사회는 외부 세력이 대선에 개입하는 것을 가장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것 같다"면서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이 중간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 표심을 잡기 위한 전략이 아닌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정말로 창의적인 전략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미국의 리더는 유엔에서 좀 더 신중하게 발언해야다고 일침했다.
신문은 "지금까지 어떤 공직자도 이러한 주장을 한 바 없다"면서 "중국은 무역전쟁과 다른 분야를 확실하게 구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무역전쟁을 다른 분야로 확대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점점 중국 사회의 주류 의견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미국은 무역전쟁이 심화할 수록 중국의 보복대상에 더 많은 공화당 유권자가 포함되고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더욱 불리한 선거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면서 "중국은 지금까지 주동적으로 무역전쟁을 격화시킨 적이 없다"며 결국 미국의 탓임을 지적했다. 미국이 계속 도발하고 압박하면 중국도 망설임없이 보복하겠다면서 "백악관이 스스로 공화당 지지자를 공격한 것이며 이러한 결과의 책임을 중국에게 뒤집어 씌울 수는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환구시보는 또, "미국의 선거 시스템이 러시아도, 중국도 개입할 수 있을 정도로 취약할 수 있느냐"면서 "만약 외부세력이 미국 대통령을 결정했다면 미국의 외부세계를 향한 제재와 압력도 지금보다 훨씬 약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외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관련해 크게 변화된 태도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있었던 유엔 총회 연설에서 "전쟁의 망령을 대담하고 새로운 평화 추구로 대체하고자 북한과 대화하고 있다"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용기와 행동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또, "우리가 이 순간,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대단한 순간에 도달하도록 도와준 많은 국가에 감사한다"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특별히 거명했다. 하지만 "대북제재는 비핵화가 실현될 때까지 계속 된다"며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