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00억 달러 중국산 제품에 '관세폭탄'을 날린 것에 대해 중국은 결사항전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미국이 무역전쟁을 일으킨 게 장기적으로 중국의 발전을 억압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여기는 중국으로선 절대로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중국은 이미 미국이 2000억 달러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24일에 맞춰 미국산 제품 600억 달러어치에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보복을 예고한 상태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는 19일 온라인 사평에서 중국에서 `국치일(國恥日)'로 불리는 9·18사변(만주사변)이 발발한 날 미국이 2000억 달러 관세 부과 시간표를 발표한 것에 주목했다.
그러면서 사평은 미국의 일방주의, 무역 '따돌림(霸凌)'으로 중국엔 혼란이 초래되지 않을 것이며, 사상 유례없는 무역전쟁에 직면에 중국은 당황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극도의 압박'으로 중국으로 하여금 비이성적 요구를 받아들이게 하려는 미국 정부는 아마도 잘못 계산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사평은 미국이 무역전쟁을 일으킨 것은 “단기적으로 전술적 위협으로 중국이 핵심이익을 양보하게끔 하고, 장기적으로 중국 발전의 흐름을 막고,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 가로막으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 어떤 세력도 중국의 발전을 막을 수 없으며, 중국의 핵심이익을 포기하도록 압박할 수 없다”며 “중국이 전략적 침착함을 유지해 자기 일을 잘 처리함으로서 높은 수준의 개방과 고도의 질적 성장 발전을 이뤄내면 승리는 우리의 편에 설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또 다른 관영언론인 환구시보(環球時報)도 19일자 ‘2000억 달러 관세 위협으로 중국을 무너뜨릴 수 없다’는 제하의 사평을 통해 중국은 미국에 절대 굴복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사평은 "지난 반 년간 미·중 무역갈등은 나날이 고조돼 미국은 여전히 기세등등하게 중국을 압박하고 있지만, 중국은 시종일관 절제되고 이성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관세 방망이'에도 중국은 두려워하거나 물러서지 않고, 여전히 처음과 같이 단호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
또 사평은 "일부 경제학자들은 태평양 너머에서 날아온 '부메랑'이 언제 다시 (미국으로) 돌아갈지를 계산하기 시작했다"며 "왜냐하면 모두들 중국이 이미 과거 누구나 괴롭히던 중국이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사평은 "미국이 무역전쟁을 도발한 목적은 일방적으로 관세를 부과하는 극단적 수단으로 중국의 경제제도를 바꿔 중국 경제가 발전하기 못하게, 심지어 중국 경제를 쇠퇴하게 만들어 '아메리카 퍼스트' 자리를 유지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오늘날 전세계 주권국가라면 받아들일 수 없는 행위며, 중국은 국가 주권과 자기발전 권익을 보호할 능력과 결심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평은 "중국의 발전을 억압하려는 시도는 모두 실패할 것"이라며 "오늘날 중국은 이미 전 세계 2대 경제체고, 대체불가능한 거대한 시장을 가지고 있고, 완전하고 고효율의 전체 산업체인을 가지고 있고, 편리하고 우수한 인프라 설비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더욱 중요한 것은 중국은 14억 부지런하고 용감한 인민을 가지고 있다"며 "2000억 달러의 통상위협으로 중국을 절대 쓰러뜨릴 수 없다"고 사평은 강조했다.
중국 전문가들도 미국의 관세 위협이 중국엔 통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에 이성을 되찾을 것을 경고했다.
저우샤오촨(周小川) 전 인민은행 총재는 17일(현지시각) 벨기에 브뤼셀에 위치한 싱크탱크 브뤼겔을 찾은 자리에서 "미국은 이성을 되찾으라"고 경고했다고 홍콩 명보는 보도했다. 저우 전 총재는 "미국이 전체적인 국면과 전 세계 이익을 중요시 하길 바란다"며 "이제 막 바둑판이 시작됐을 뿐, 끝나려면 아직 멀었다"고 중국이 무역전쟁이 장기화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저우 전 총재는 앞서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무역전쟁이 중국 경제에 끼치는 부정적 영향은 사실 심각하지 않다"며 "수학 모형으로 분석해본 결과, 무역전쟁이 중국 경제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은 0.5%포인트 이하"라고 밝히기도 했다.
팡싱하이(方星海)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 부주석도 18일(현지시각) 톈진에서 개막한 하계다보스 포럼에서 "미국이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모든 제품에 관세를 매기는 것은 최악의 상황"이라며 "하지만 중국은 이에 대해서도 이미 충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설령 그런 시나리오가 현실화해도 중국 경제에 끼치는 부정적 충격은 GDP 성장률이 0.7% 포인트 가량 줄어드는 정도"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팡 부주석은 미국이 계속해서 압박을 가하면 미·중 양국은 무역협상을 진행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러한 압박은은 중국에게 통하지 않고, 오히려 협상 분위기만 망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