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추가 관세폭탄 투척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자 중국도 적극적인 항전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무역전쟁 발발 이후 줄곧 수세적이었던 중국이 공세로 전환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는 등 양국 갈등이 조기에 완화할 가능성은 희박해진 상황이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2000억 달러 규모의 추가 관세 부과 카드를 만지작거리면서 다른 한편으로 협상 재개를 요청한 행태를 비난한 것이다.
미국의 요청으로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류허(劉鶴)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오는 27~28일 워싱턴에서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지만, 이와 별개로 중국 측은 미국이 관세 부과를 강행할 것으로 판단한 분위기다.
환구시보는 "미국이 일방주의와 패권주의는 중국의 거센 반격에 직면할 것"이라며 "미국의 압박이 클수록 중국 측의 반작용도 커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특히 "미국의 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도 더는 방어로 일관하지 않을 것"이라며 태세 전환을 예고했다.
환구시보는 "중·미 무역 관계가 지금처럼 광범위하고 긴밀해진 상황에서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단절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이같은 관계는) 중국에 더 많은 반격 전술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은 스스로의 이익에 부합하는 방식 중 가장 강력한 것을 골라 반격할 수 있다"며 "중국의 아름다운 반격전이 미국에 고통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반격 전술의 구체적인 내용도 드러났다.
러우지웨이(樓繼偉)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외사위원회 주임(장관급)은 전날 열린 한 포럼에서 "핵심 중간재와 원자재, 부품 등의 대미 수출을 중단해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언급했다.
무역정책을 총괄하는 상무장관을 역임했던 러우 주임은 "중국이 수출을 중단할 경우 미국은 대체재를 찾는 데 3~5년을 허비할 것"이라며 "(미국이) 고통을 맛봐야 무역전쟁을 중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러우 주임의 발언은 환구시보의 주장과 맥이 닿아 있다. 양국 경제 구조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만큼 미국의 약한 고리를 얼마든지 찾아내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의 수세적 대응에서 벗어나 공세로 전환하겠다는 입장 표명으로도 읽힌다. 이에 대해 당·정은 물론 언론까지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보인다.
한 베이징 소식통은 "중국 내에서 조기 종전 대신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며 "중국 수뇌부의 결사 항전 의지를 공산당과 정부, 언론 등이 한목소리로 대변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