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이 종전선언과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의 평화정착 진전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했다. 오는 18∼20일 3일간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을 앞둔 사전 조치로 풀이된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 대북정책특별대표는 15일 오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1시간 반 동안 협의한 뒤 만찬을 함께 했다.
특히 북한이 자신들이 취한 핵실험장 폐기 등에 대한 상응조치로 한국전쟁 종전선언을 강하게 요구하는 가운데, 종전선언을 위해 필요한 비핵화 조치에 대해 집중적으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핵 신고 또는 영변 핵시설 동결 등이 거론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본부장과 비건 대표는 또 한미공조를 토대로 남북정상회담과 이달 말 유엔 총회 계기 한미정상회담 등 일정을 비핵화 진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데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한미 북핵 협상 수석대표들의 협의에서 조율된 방안을 기반으로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실천적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예정한 한중일 순방(10∼15일) 일정을 마치고 이날 다시 서울을 찾은 비건 대표는 3국 순방에 대한 소감과 총평을 밝히고 중국·일본과의 협의 내용도 공유했다.
지난달 말 미국의 대북협상 실무 총책임자로 임명된 비건 대표는 지난 10∼12일에도 한국을 방문해 이도훈 본부장과 회담하고 문재인 대통령, 강경화 외교부 장관, 조명균 통일부 장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과 만났다.
비건 대표는 이어 12일 중국으로 건너가 카운터파트인 쿵쉬안유 외교부 부부장 겸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만나 북핵 문제의 정치적 해결 방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이후 일본을 방문해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 등과 한반도 비핵화 실현 방안을 협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