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1일 "이제 북한이 보유 중인 핵을 폐기하는 한 차원 더 높은 단계로 나아가려면 다시 한 번 북미 양 정상 간의 통 큰 구상과 대담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북한은 핵 폐기를 실행해야 하고, 미국은 상응 조치로 여건을 갖춰줘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하고, "그 과정에서 양국은 70년 적대관계에서 비롯된 깊은 불신을 거둬내야 하며 북미 간 진정성 있는 대화가 조속히 재개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난 4월 남북정상회담과 6월 북미 정상회담에서 남북미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적대관계 종식에 합의했고, 그에 따라 북한은 여러 실천적인 조치를 취했다"며 "핵·미사일 도발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고 실제로 작년 11월 이후 일체 핵·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고 있고, 핵실험장과 미사일 엔진 시험장을 폐기하고 미군 유해를 송환하는 등의 성의와 진정성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과 한국도 미국의 전략자산이 전개되는 대규모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하는 것으로 화답했다"고 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18일부터 2박 3일간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데 남북관계가 새로운 시대로 들어서고 있다"며 "이제 남북 간에 필요한 것은 새로운 공동선언이 아니라 남북관계를 내실 있게 발전시켜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남북미 간의 군사적 긴장과 적대관계 해소에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이려고 한다"며 "그래야만 남북 경제 협력과 한반도 신경제지도의 추진이 본격화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는 기본적으로 북미 간의 협상으로 해결되어야 할 문제이지만 북미 간의 대화와 소통이 원활해질 때까지는 우리가 가운데서 중재하고 촉진하는 노력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도 제게 그러한 역할을 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우리는 이번 평양 정상회담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해 다시 한번 큰 걸음을 내딛는 결정적인 계기로 만들고, 북미 대화의 교착도 풀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강력한 국제적인 지지와 함께 국내에서도 초당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중차대한 민족사적 대의 앞에서 제발 당리당략을 거두어주시기 바란다"며 "국회 차원에서도 이번 정상회담을 (남북) 국회 회담의 단초를 여는 좋은 기회로 삼아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