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집값 과열을 진정시키기 위해 부동산 수요 규제 정책과 함께 공급카드를 꺼내들면서 공공택지 후보지들로 거론된 지역에서는 반대 여론이 들끓고 있다. 정부는 "검토중인 단계로 확정된 바 없다"며 선을 그었지만 이미 해당 지역은 동요되고 있었다.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신규 공공택지 지정 계획에 따르면 안산시(2곳), 광명시, 과천시, 의왕시, 의정부시, 시흥시, 성남시 등 총 542만㎡에 3만9189가구를 공급하기 위한 절차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베드타운화 되는 과천…생활인프라 부족에 주민들 시름
더불어민주당 박상진 과천시의원은 "과천은 이미 지식정보타운, 뉴스테이 등 많은 공사가 진행중에 있다"면서 "임대주택 특별법에 의해 뉴스테이 진행하다가 이번엔 공공주택 특별법을 통해 공공택지를 공급하겠다며 과천시의 의견은 거의 듣지 않고 통보 형식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며 토로했다.
자유한국당 고금란 과천시의원은 "과천청사 이전 이후 과천시가 정체성을 전혀 가질 수 없는 도시가 됐다. 이런 상황에서 자족 기능을 보완해야 할 상황에 택지를 공급하는것은 베드타운으로 전락하라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또 교통·편의시설·레저시설 등의 협소한 현 상황을 꼬집으며 무분별한 난개발을 주도하는 정부의 행태를 비판했다. 과천5단지에 거주하고 있는 50대 서씨는 "지금도 교통이 불편한데 그린벨트 개발되면 출퇴근길 정체가 뻔하다"고 하소연했다.
과천이 택지 공급 후보지로 공개되면서 집값 상승세가 과천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과천동 일대 땅값은 3.3㎡당 200만~500만원 선으로 형성돼 있다. 선바위역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땅 주인들이 개발한다고 하니 보상받으려고 가진 걸 안 내놓으려고 해서 매물이 없다"고 말했다.
◆입주폭탄 예고 ‘안산’...택지개발 ‘공급과잉’ 우려
경기 안산시는 이미 올해 입주 폭탄이 예고돼 있어 택지개발로 인해 아파트가 공급될 경우 주변 지역이 영향을 받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신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안산시에서 신규 택지가 추진되고 있는 곳은 두 곳이다. 162만3000㎡ 규모의 택지에는 9000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며, 745㎡ 규모의 택지에는 7710가구가 들어설 계획이다.
안산시에서는 연말까지 대규모 단지의 집들이가 예정돼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까지 안산시에서 예정된 아파트의 입주 물량은 총 6810가구다. 올해에 이어 △2019년 4589가구 △2020년 1만175가구 등 꾸준히 입주가 진행될 예정이다.
실제 안산시청 인근에서는 중앙주공 1단지를 재건축한 '힐스테이트 중앙' 1152가구와 인근에 고잔 연립1단지를 재건축한 1005가구 규모의 '고잔 롯데캐슬골드파크'가 입주한다. 고잔롯데캐슬골드파크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현재 전용면적 84㎡는 4억원에서 4억300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4억1000만~4억5000만원에 일반분양됐던 것에 비하면 약간 떨어진 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