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 새 대표에 손학규…제7공화국 개헌 문 열까

2018-09-02 18:25
  • 글자크기 설정

손학규 27.02%로 당 대표 선출…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에

2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및 전국청년위원장 선출대회에서 선출된 손학규 신임 당대표가 당기를 흔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손학규 대표가 바른미래당 9·2 전당대회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6년 만에 당대표로 돌아왔다. 당 대표를 역임한 것만 해도 2008년 통합민주당, 2010년 민주당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출마 전부터 대세론을 형성해 온 그는 당내 ‘안심(安心·안철수 전 대표의 의중)’, ‘십상시’ 논란 등에도 불구하고 무난하게 승리를 거뒀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이어 손 후보가 선출됨에 따라 정치권 ‘올드보이 귀환’의 종지부를 찍었다는 평가다. 이들 올드보이들이 향후 정치권을 어떻게 이끌어 나갈지 관심이 모인다.

바른미래당은 2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대회를 열고 손 후보를 신임 당 대표로 선출했다. 손 후보는 27.02%의 지지를 얻었다. 하태경 후보(22.86%)가 2위, 이준석 후보(19.34%)가 3위로 최고위원에 당선됐다. 

아울러 6.85%의 지지를 얻은 권은희 후보는 여성 몫 최고위원으로, 또 청년위원장에 단독 입후보했던 김수민 후보가 62.23%로 지도부에 합류했다.

손학규 신임 대표의 선출로 바른미래당 또한 ‘올드보이의 귀환’ 대열에 합류했다. 정치권에선 손 대표의 선출로 향후 개헌 및 선거제도 개편, 야권 정계개편 등이 어떻게 이뤄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손 대표의 트레이드 마크는 ‘제7공화국’이다. 손 대표가 생각하는 개헌안은 제왕적 대통령제를 극복하고 독일식으로 선거제도를 개편하는 것이다.

손 대표는 이날 수락연설에서 “저 손학규, 바로 이 순간부터 우공이산의 심정으로 무능과 독선의 제왕적 대통령, 그리고 갑질 양당 체제를 무너뜨리는 데 저를 바치겠다. 1987년 체제를 넘어서 7공화국 건설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과 평화당으로선 현행 소선거구제가 개혁이 되지 않을 경우 다음 총선에서 생존을 장담하기가 어렵다. 정 대표의 경우, 선거제도 개편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손 대표 역시 독일식 선거제도를 언급한 만큼 선거제도 개편을 강력하게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손 대표의 또다른 과제는 야권 정계개편이다. 손 대표는 출마선언에서 “저는 당 대표를 두 번 하면서 야당 통합을 이뤄냈다”면서 “특히 2012년에는 당시 민주당과 혁신과통합을 통합해 오늘의 더불어민주당을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바른미래당의 통합정신을 살리고 그 뿌리를 내려 앞으로 전개될 정치개혁과 정계개편의 중심을 이루고자 한다”고 했다.

정치권에선 손 대표가 평화당에게 먼저 손을 내밀 것으로 보고 있다. 안철수 전 대표가 독일로 출국한 만큼 정치적 부담도 한층 덜었다는 평가다. 평화당은 손 대표의 당선으로 비례대표 3인방(박주현·이상돈·장전숙)을 출당해 줄 것을 내심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내 갈등을 종식시키는 것도 손 대표의 과제다. 옛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통합 직후부터 계속해서 잡음이 불거졌고, 지난 6·13 지방선거 공천을 놓고 갈등이 폭발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도 지속적으로 안심 논란이 불거지면서 다른 후보들은 손 대표를 맹공했다. 바른정당 출신들의 탈당 움직임도 감지되는 가운데 손 대표의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손 대표는 1993년 김영삼 전 대통령의 제안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민주화 운동에 투신한 뒤 교수 생활을 하고 있던 그는 당시 민주자유당 후보로 경기 광명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당선됐다. 이후 1996년 15대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했고, 같은 해 보건복지부 장관에 임명된다.

손 대표는 오래 전부터 대권 후보 반열에 이름을 올린 거물급 정치인이지만 불운의 아이콘이기도 하다.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통합민주당 창당을 주도, 17대 대선부터 18대, 19대 대선에 모두 도전했지만 경선의 벽을 넘지 못했다.

17대 대선 경선에선 정동영 대표에게 패배했다. 18대 대선 경선에선 ‘저녁이 있는 삶’으로 바람을 일으켰지만 문재인 대통령에게 패배했다. 19대 대선 국민의당 경선에선 안철수 전 대표에게 무릎을 꿇었다.

손 대표는 선거에 여러 차례 도전했지만 예상치 못한 패배도 많았다. 18대 총선에선 서울 종로에 출마했지만 박진 전 한나라당 의원에게 졌다. 2014년 재·보선에선 경기 수원병에 전략공천을 받고 출마했지만 김용남 전 새누리당 의원에게 패배했다. 그는 이후 전남 강진 만덕산에 칩거했다.

손 대표는 전당대회 출마 기자회견에서 “‘이제 와서 무얼 하려고 하느냐’, ‘무슨 욕심이냐’ 등 이런 만류와 비아냥과 비난을 무릅쓰고 나왔다”면서 “온갖 수모와 치욕을 각오하고 감히 나섰다”고 밝힌 바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