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지분 보유 제한) 규제 완화 방안을 담은 특례법안이 막판 진통을 겪으면서 카카오뱅크와 한국투자금융지주(한투)가 '동상이몽(同床異夢)'을 하고 있다.
30일 국회와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정책의원총회에서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에 대해 논의했지만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당내 합의조차 이루어지지 않게 되면서 이번 특례법의 8월 국회 통과는 불가능해졌다.
국회에서도 은산분리 법안 완화 자체에 대한 필요성은 이미 절감하고 있으며, 그 범위와 지분한도 등 '디테일'에 대한 이견차가 있을 뿐이다. 현재 국회는 산업자본 지분 상한선 25~50%를 놓고 힘겨루기를 하는 중이다.
카카오의 '몸값'이 오르는 상황에서 카카오뱅크의 마음은 급해지고, 최대주주인 한국투자금융지주(58%)는 표정 관리에 신경쓸 수밖에 없게 됐다. 카카오는 현재 카카오뱅크 최대주주인 한투(58%)와 콜옵션(주식 매수 청구권) 계약을 맺었다.
관련법 개정이나 제정으로 카카오가 보유하고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최대 보유 지분 한도가 15% 이상으로 높아질 경우, 한투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카카오에 매각해 카카오가 최대주주 자리에 오를 수 있다. 은산분리 규제만 완화되면, 카카오는 한투와의 계약에 따라 최대주주가 되는 것은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카카오 측은 조금이라도 '싼값'에 한투가 보유 중인 지분을 사오고 싶은 반면, 시기가 늦춰질수록 가격이 올라 한투는 비싼 값에 지분을 넘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산분리가 완화되면 인터넷전문은행 입장에서는 추가 자본 확충을 통해 다양한 신규 서비스 출시가 가능해진다"면서 "카카오뱅크 입장에서는 모회사인 카카오(지분 18%)의 지분을 조금 더 낮은 가격에 늘리기 위해서라도 빠른 시일 내 은산분리가 완화되길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