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둘러싼 카뱅·한투 '동상이몽'

2018-08-30 19:00
  • 글자크기 설정

카카오 주가 오르는데 합의 늦어지며 카뱅·한투 이해관계 엇갈려

정의당 추혜선 의원과 경제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지난 20일 국회 정론관에서 '은산분리 규제 완화 법안' 처리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지분 보유 제한) 규제 완화 방안을 담은 특례법안이 막판 진통을 겪으면서 카카오뱅크와 한국투자금융지주(한투)가 '동상이몽(同床異夢)'을 하고 있다.

30일 국회와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정책의원총회에서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에 대해 논의했지만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당내 합의조차 이루어지지 않게 되면서 이번 특례법의 8월 국회 통과는 불가능해졌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이 혁신성장을 위한 '규제혁신 1호 법안'으로 은산분리를 꺼낸 만큼 시기가 늦춰졌을 뿐 법안은 곧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에서도 은산분리 법안 완화 자체에 대한 필요성은 이미 절감하고 있으며, 그 범위와 지분한도 등 '디테일'에 대한 이견차가 있을 뿐이다. 현재 국회는 산업자본 지분 상한선 25~50%를 놓고 힘겨루기를 하는 중이다.

카카오의 '몸값'이 오르는 상황에서 카카오뱅크의 마음은 급해지고, 최대주주인 한국투자금융지주(58%)는 표정 관리에 신경쓸 수밖에 없게 됐다. 카카오는 현재 카카오뱅크 최대주주인 한투(58%)와 콜옵션(주식 매수 청구권) 계약을 맺었다.

관련법 개정이나 제정으로 카카오가 보유하고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최대 보유 지분 한도가 15% 이상으로 높아질 경우, 한투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카카오에 매각해 카카오가 최대주주 자리에 오를 수 있다. 은산분리 규제만 완화되면, 카카오는 한투와의 계약에 따라 최대주주가 되는 것은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카카오 측은 조금이라도 '싼값'에 한투가 보유 중인 지분을 사오고 싶은 반면, 시기가 늦춰질수록 가격이 올라 한투는 비싼 값에 지분을 넘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산분리가 완화되면 인터넷전문은행 입장에서는 추가 자본 확충을 통해 다양한 신규 서비스 출시가 가능해진다"면서 "카카오뱅크 입장에서는 모회사인 카카오(지분 18%)의 지분을 조금 더 낮은 가격에 늘리기 위해서라도 빠른 시일 내 은산분리가 완화되길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