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왕’ 김태훈이 우승이 결정되는 마지막 날 코스레코드를 세우며 화끈하게 돌아왔다. 3년 만의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정상 복귀다.
김태훈은 19일 경남 양산의 통도 파인이스트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동아회원권 부산오픈(총상금 5억원)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9개를 쓸어 담으며 9언더파 63타를 몰아쳤다.
김태훈은 지난 2015년 11월 LIS 투어 챔피언십 우승 이후 3년 만에 통산 3승을 수확했다. 우승 상금은 1억원. 이날 김태훈은 이 대회 1라운드에서 권성열이 세운 코스레코드(8언더파 64타)를 1타 경신하며 9언더파 63타 신기록을 작성했다. 또 김태훈은 자신의 18홀 최소타 기록도 2타 줄이며 우승을 자축했다.
김태훈은 2013년 ‘장타왕’에 오르며 인기몰이를 했다. 특히 큰 키와 수려한 외모로 ‘테리우스’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하지만 2016년부터 슬럼프에 빠져 긴 부진의 터널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번 대회 전까지 최근 3년간 ‘톱10’ 진입은 네 차례밖에 없었고, 올해에도 ‘톱10’에 한 번도 들지 못한 채 상금랭킹 50위에 그쳤다.
3년의 기다림 끝에, 김태훈이 화려하게 돌아왔다.
공동 선두에 5타 뒤진 공동 19위로 마지막 날 티잉 그라운드에 선 김태훈은 호쾌한 장타를 곁들인 ‘신들린 샷’을 뿜어냈다. 티샷은 두 번만 페어웨이를 벗어났고, 정교한 아이언 샷으로 버디 기회를 무려 15차례나 만들었다. 이 가운데 9개를 홀에 떨어뜨렸다.
김태훈은 시작부터 화끈했다. 1번 홀(파4)부터 5번 홀(파4)까지 5개 홀 연속 버디를 쓸어 담으며 전반에만 5타를 줄여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10번 홀(파4)에서 다시 버디를 잡은 김태훈은 12번 홀(파5)에서 버디를 추가했다. 이어 14~15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낚아 2타 차 단독 선두로 치고나갔다.
이날 9타를 줄이며 선두로 먼저 경기를 끝낸 김태훈은 마지막 18번 홀(파4) 그린에서 초조하게 챔피언조 경기를 지켜봤다. 1타 차로 추격하던 변진재가 이 홀에서 파에 그치는 순간 감격적인 역전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변진재는 이날 공동 선두로 시작해 버디 4개와 보기 1개로 3타를 줄이며 생애 첫 우승을 노렸으나, 김태훈의 대역전 드라마의 조연에 만족해야 했다. 준우승은 올 시즌을 끝으로 군 입대하는 변진재의 투어 최고 성적이다.
이날 3타를 줄인 이형준이 11언더파 3위를 차지했고, 이글을 기록하는 등 마지막 날 5타를 줄인 박상현은 10언더파 공동 4위에 올라 상금랭킹, 대상 포인트, 평균타수 부문 1위를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