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주석의 경제책사로 알려진 류허(劉鶴)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국유기업개혁영도소조 조장에 임명된 지 4일 만에 국무원이 국유기업 활성화와 가치 증대를 위한 개혁안을 내놨다.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를 대비한 내부 경제체질 개선에 속도를 올린 것으로 풀이됐다.
이를 통해 국유자본의 합리적인 활용, 더 나은 자본투자를 이끌어 기간산업과 핵심분야, 우수 기업에게 '자원'이 집중될 수 있도록 하고 국유경제 전반의 선진화와 구조조정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국무원은 또 의견을 통해 자본시장에 투자하는 국유기업은 수익률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하며 기업 임원이 당국의 승인 없이 주식 등 국유자산을 투자해 손실이 날 경우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국무원의 행보에 시장 관심이 집중된 것은 류허 부총리가 26일 국유기업개혁영도소조 조장으로 임명된 후 4일 만에 나온 국유기업 개혁 방안이기 때문이다.
시 주석은 집권 후 국유기업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육성한다는 야심찬 목표를 내걸고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덩치 키우기'에 몰두했다. 실제로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으나 막대한 부채와 경영 비효율성 등 국유기업의 고질적 문제는 해결하지 못했다.
이에 류 부총리가 경영혁신과 부채 감축, 민간자본 참여 등을 통한 국유기업 개혁 추진에 앞장선 것이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다시 국유기업 개혁에 속도를 올린 것이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장기전이 될 가능성에 대한 대비라고 판단한다. 중국 경제 체질을 강화해 충격을 줄이겠다는 것.
프랑스 자산운용사 나티식스의 쉬젠웨이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미·중 무역전쟁이 대화로 해결될 조짐이 좀처럼 보이지 않는 상황으로 이제 중국이 자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추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