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서 지워지는 대만…美 항공사들도 국가표기 없애

2018-07-26 17:12
  • 글자크기 설정

글로벌기업들 중국 정부의 압력에 줄줄이 굴복

[사진=아메리칸 에어라인]


미국 주요 항공사들이 결국 중국의 요구에 백기를 들었다. 델타와 유나이티드, 아메리칸 에어라인 등 주요 미국 항공사들은 인터넷 예약 사이트에서 대만의 국가 표시를 없앴다고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때문에 이들 사이트에서 타이베이는 국가표시 영문명인 TW는 사라진 채 도시 표시만 나온다. 그러나 중국이 요구했던 것처럼 중국의 국가표시가 함께 표시되지도 않는다.  

이 같은 조치는 중국 정부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중국 정부는 대만과 홍콩을 주권 국가가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지난 4월 세계 44개에 달하는 항공사들에 표기를 변경해줄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미국 정부는 전체주의적 발상이라면서 반발했다. 그러나 호주, 한국, 일본에 이어 미국 항공사들도 결국 중국 정부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14억 인구를 가진 중국 정부의 요구를 무시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라고 외신들은 지적했다. 그동안 중국 정부는 노선 취소 등 불이익을 내세우면서 항공사들을 거세게 압박했다. 
미국 항공사들의 조치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긍정적 진전이라고 평가하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대만 당국은 논평을 통해 중국 정부가 힘을 악용해 민간 기업 활동에 부당하게 간섭했다고 비난했다. 

항공사들의 예약사이트들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서 대만의 존재는 점차 지워지고 있다. 지난 5월 대만 정부는 대만의 국제적 위치를 지우기 위해 중국이 어떠한 간섭을 일삼았는지 목록을 만들어 발표하기도 했다. 실제로 올해 초부터 중국 정부의 '대만 지우기'는 점차 노골적이 되고 있다. 

호주 쇠고기 엑스포에서는 학생이 황소 조각상에 그려넣은 대만의 국기를 덮는 일까지 벌어졌다. 또 중국의 로비를 받은 뒤 도미니카 공화국이 대만과의 외교 관계를 단절하기도 했다.

특히 중국 정부는 거대한 시장을 발판으로 민간 기업들에 압력을 넣어오고 있다. 호텔체인인 메리어트, 자동차 브랜드인 메르세데츠 벤츠는 웹사이트에 대만을 중국의 영토로 표기하기도 했다. 니케이아시안 리뷰는 "중국에서 많은 수익을 거둬들이는 글로벌 기업들인 경우 중국 공무원들의 영향력을 무시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들 기업은 70여년에 걸쳐 중국 공산당이 이루고자 했던 대만 통합을 위해 이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