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웹발전연구소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과기정통부 산하 기타공공기관 36곳 가운데 7곳(광주과학기술원, 대구경북과학기술원, 울산과학기술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한국나노기술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과학기술일자리진흥원)의 웹사이트가 검색엔진의 정보검색을 차단했다. 특히 과학기술일자리진흥원의 웹사이트는 검색엔진의 정보검색을 전체 차단하는 등 웹 개방성을 방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조사는 올해 5월 36개 기타공공기관 웹사이트의 메인 도메인을 대상으로 웹 개방성 5개 항목 중 '검색엔진 차단 여부' 1개 항목을 평가한 결과다. 웹발전연구소와 숙명여대 정책산업대학원 IT융합비즈니스전공 및 한국ICT인증위원회는 2012년부터 중앙행정기관을 시작으로 정부주요포털과 광역자치단체 등의 웹사이트 개방성 평가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웹 개방성이란 웹에 공개된 모든 정보는 아무런 제한 없이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골자로 하며, 자유로운 정보 공유가 목표다. 웹개방성지수(WOI)란 웹 개방성을 평가하기 위해 웹발전연구소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한 평가모형으로, 각 웹사이트에서 제공하고 있는 정보의 개방 정도를 수치화한 것을 말한다.
해당 기관들의 웹사이트는 메뉴나 디렉토리 혹은 구글봇, 네이버봇 등의 특정 로봇에 대해 검색엔진을 부분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국민(혹은 사용자)이 원하는 정보를 검색 키워드를 사용해 직접 검색할 경우 해당 웹사이트 내에 정보를 얻지 못하는 구조다. 웹사이트에 검색로봇이 접근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규약으로 사용하는 robots.txt의 경우, 보안을 위한 도구가 아닌 약속된 선언에 불과해 해킹의 주요 타깃이 될 수 있다.
웹 개방성과 개인정보보호·보안은 별개의 문제임을 인지하지 못하고, 검색엔진의 정보수집을 차단하고 있는 셈이다. 과학기술일자리진흥원의 경우 우수한 연구성과를 산업계에 이전하는 기술사업화 전문기관임에 불구하고, 검색을 완전 차단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전문가들은 웹 개방성 향상을 위해 정부와 공공기관이 개방성과 관련된 근원적인 인식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공공정보는 높은 사회·경제적인 가치를 지닌 중요한 국가자산이라는 점에서 합리적인 정보 공개를 통해 지속가능한 웹 생태계를 실현해 나가야 한다는 얘기다.
문형남 숙명여대 교수 겸 웹발전연구소 대표는 "일부 기관과 업체들이 보안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고정관념으로 인해 정보 접근을 차단하고 있다"면서 "각 기관 담당자들의 웹 정보 개방에 대한 인식을 개선해 사용자들의 정보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 교수는 "공공기관이 검색엔진의 접근을 차단하는 것은 예산 낭비"라면서 "공공기관 평가 항목에 웹 개방성 항목을 반드시 추가해서 반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