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브뤼셀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나토 회원국에 국방비 지출을 국내총생산(GDP)의 4%까지 늘릴 것을 요구했다고 회의 참석자들의 말을 인용해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이는 나토가 지난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내분 사태 무력 개입과 크림반도 강제병합 이후 러시아의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2024년까지 국방비 지출을 GDP의 2% 이상으로 올리기로 합의한 것의 2배에 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미국이 막대한 국방비를 지출하면서 유럽을 지켜주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나토 회원국에 국방비 지출을 늘리라고 압박해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에 대한 분명한 지지 없이 비판만을 반복하고 있다. 이는 다른 국가들로 하여금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을 깨고자한다는 의구심을 가지게 한다"면서 "유럽은 국방비의 일부를 미국에도 중요한 전략지역인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지역에 사용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나친 압박이 중요 동맹인 유럽 국가들과의 관계를 악화시키며, 미국 국익에도 안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백악관 관리는 GDP 4% 수준까지 국방비를 증액한다는 것은 공식적 제안은 아니며, 나토 회원국들에게 국방비 증액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