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기무사 독립수사단 구성 지시에 국방부 '당혹'

2018-07-10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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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말 기무사 계엄문건 보고받고 "수사대상 아니다" 판단

[국방부 청사 전경. 사진=연합뉴스]


국방부가 문재인 대통령이 촛불집회 당시 국군기무사령부가 계엄령 검토 문건을 작성한 것과 관련해 독립수사단을 구성해 신속하고 공정하게 수사하라고 지시하자 당혹스러운 기색을 내비쳤다. 이번 지시의 면면을 살펴보면 청와대가 국방부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읽히는 탓이다.

이진우 국방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이 쏟아지자 “저도 브리핑 들어오기 전에 방금 TV를 통해서 관련 내용을 봤기 때문에 그런 세부적인 부분들에 대해서는 답변하기 곤란하다”면서 “별도로 답변을 드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부대변인은 기무사의 세월호 유족 사찰 관련 질문에는 “그런 부분은 수사를 통해서 밝혀질 것으로 본다”고 말을 아꼈다. 송영무 장관의 ‘기무사가 세월호 유가족들을 사찰했다’는 과거 발언에 대해 “의혹의 차원에서 말한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해명했다.

그는 국방부가 기무사 문건을 지난 3월 말 인지했음에도 최근까지 공개하지 않아 은폐를 시도했다는 의혹 제기에는 “그렇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수개월 간 침묵한 이유에 대해서도 “그 부분은 지금 제가 여기서 단정적으로 답변드릴 수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도 독립수사단의 지휘 체계와 구성 관련 질문에도 “세부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저도 지금 브리핑을 들어오기 전에 알았기 때문에 지금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 같다”고 되풀이했다.

이번 문 대통령의 지시는 국방부가 지난 6일 국방부 검찰단은 기무사가 촛불집회 당시 위수령과 계엄령 선포를 검토한 문건을 작성한 데 대해 그 경위와 적절성 등을 놓고 법리 검토를 진행 뒤 위법성이 드러나면 수사로 전환하겠다고 나선 지 불과 나흘만의 일이다.

이는 사안의 심각성과 시급성 등을 고려할 때 중립성을 확보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고 기존 군 검찰조직에 이를 맡겼다간 제대로 된 의혹 해소가 이뤄질지 장담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독립수사단은 군내 비육군, 비기무사 출신의 군 검사들로 구성될 예정으로, 국방부 장관의 수사지휘를 받지 않고 독립적이고 독자적으로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기무사의 계엄령 검토 문건은 물론 기무사의 세월호 유족 사찰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할 전망이다.

한편 기무사는 지난해 3월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올 경우 서울 시내에 군 병력 탱크 200대와 장갑차 550대, 무장병력 4800명, 특전사 1400명을 투입할 계획이란 문건을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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