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해빙에 “중국 자본 북한 부동산 유입 늘어”

2018-07-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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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부족으로 가격 꾸준히 올라

북한 부동산 가격 [출처 : 코트라]
 

한반도 해빙무드로 북한의 부동산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최근 평양, 신의주, 개성, 남포 등 북한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 국적 화교들의 주선으로  외부 자금 유입이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개혁·개방이 가속화되면 주택 수요가 늘어나고 가격도 더욱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북한 부동산 거래가 암암리에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북한 체제에서 토지는 국가 소유로 거래가 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북한 부동산 투자는 토지가 아닌 건물을 대상으로 이용권을 거래하는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정은이 통일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북한 부동산은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는 데다 개방 움직임에 따른 상승 기대가 커지면서 중국으로부터 자금 유입이 늘고 있다”며 “소유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아 개발해 팔면서 수익을 내는 목적으로도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 평양 시내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중국인 북한 부동산 투자 유엔제재 영향 없어

정 부연구위원은 “부동산의 경우는 제재 대상이 아니어서 유엔 제재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며 “중국인들이 북한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수익을 내기 위해 투자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유엔 제재가 본격화되기 전부터 중국인들의 북한 부동산 투자가 이뤄졌는데, 개방 움직임에 따라 리스크가 줄어들면 개발 전망에 따른 가격 상승 기대감이 커지면서 더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성제 국토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북한에서 개인간의 주택 거래가 활발해지고 있다”며 “제도적 기반이 아니라 음성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미묘한 괴리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토지가 국가 소유인 중국과 같은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의 주택 가격은 2000년대 이후 크게 오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코트라 상하이무역관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평양 외 남포, 개성, 청진, 신의주, 나선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부동산시장이 빠르게 형성되고 있다. 특히 평양 중심지의 아파트 가격은 ㎡당 5000~8000위안(약 84만~134만4000원)에 형성돼 있다. 

신의주는 중국 국경과 맞닿아 있어 경제적으로 가장 발달한 지역으로, 주택 매매가격이 ㎡당 5000위안(약 84만원)으로 높은 편이며 단둥 지역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남포는 대동강 하류지역에 위치한 제조업 기지이자 평양과 인접한 도시지만, 상대적으로 고급아파트가 부족해 ㎡당 3500~6000위안(약 58만8000~100만8000원)으로 비교적 높은 수준이다.

개성은 평양 다음 가는 큰 도시이자 선전 경제특구와도 비슷한 성격의 경제 특급시로, 경제적 여건이 비교적 여유롭고 주택도 많아 ㎡당 2300~4000위안(약 38만6000~67만2000원)으로 상대적으로 낮다.

청진과 나선은 항구도시로 해운과 관련 서비스업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핵실험장에서 멀지 않고 정부정책의 불안정으로 부동산 가격이 ㎡당 1000위안(약 16만8000원)으로 저렴하다.

북한의 주택은 5개 등급으로 구분돼 1급은 일반인, 2급은 일반간부, 3급은 과‧처급 간부, 4급은 국장급 간부 및 대학교수, 특급은 부부장 이상 고급관료 거주용이다.

김병욱 북한개발연구소 소장에 따르면 현재 북한은 연립주택 형식의 환경에서 한 가구당 2~3가구가 모여 사는 경우가 많다. 주택 공급 상황이 열악하기 때문이다.

현재 북한의 주택보급률은 60~80%에 그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960~1970년대 지어진 오래된 아파트가 많아 북한 주민들은 새집을 선호하고 있다. 고층 아파트의 경우 저층이 가격이 더 비싸고 고층이 상대적으로 싸다.
이는 전력 수급이 원활하지 못해 엘리베이터가 가동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북한에서 부동산 거래는 달러와 위안화 등 외화로 이뤄지고 있다. 이는 기존에 이뤄졌던 화폐개혁으로 인해 북한 원화에 대한 불신 때문으로 해석되고 있다. 

◆국가보급 외 개인간 주택 이용권 거래 늘어

1990년대 구소련이 붕괴하고 1994년 김일성 주석의 사망 후 경제 상황이 어려워지는 ‘고난의 행군’이 시작되면서 북한 배급체제가 무너지고 자생적인 시장경제가 부동산 부문에도 도입됐다. 토지는 국가소유로 거래가 되지 않지만 건물에 대한 이용권 거래가 이뤄지기 시작한 것이다.

숙명여대 곽인옥 연구교수에 따르면 현재 북한 주민들의 가계소득에서 차지하는 공식경제와 비공식경제의 비율은 20:80으로 비공식경제, 즉 시장경제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그는 "공식적으로는 계획경제 틀 속에서 시장경제가 작동하지만 시장경제가 제도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서 매우 혼란스러운 상태에 처해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부동산 거래 방식은 자금을 가진 ‘돈주’가 기업을 내세워 개발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개발 사업은 기업이나 단체를 끼고 이뤄져야 한다. 개인이 공식적으로 나서 개발하고 건물을 지을 수는 없다.

이런 방식을 통해 기업이나 단체가 권리를 갖고 있는 부지에 새로운 건축물을 짓거나 기존 건물의 철거와 재건축이 진행된다. 토지 거래가 이뤄지지 않지만 입지에 따른 가격 차이는 이용권에 반영된다.

정 부연구위원 논문에 따르면 북한의 부동산 개발에는 거액이 오가고 필요한 물자의 공급이 이뤄지면서 국가의 승인이 필요해 관료의 개입이 필수적인 것도 특징이다.

관료들이 부동산 개발 과정에 참여하면서 수익을 취득하는 구조에서, 이들이 북한 부동산 개발 과정에서 역할이 점차 확대되고 개발자금을 대는 역할까지 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관료들이 부를 축적하면서 빈부격차가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데일리NK에 따르면 북한의 권력자, 개발 시 돈을 대는 돈주의 투자에 의한 주택건설과 공급으로 주택가격의 폭등과 같은 상황이 현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평양에서는 아파트 지하창고 월세방 거래도 증가하고 있다. 최근 돈주들이 평양 아파트의 지하창고를 불법으로 개조해 방과 주방을 갖춘 반지하 월셋집을 만들어 돈벌이에 나서고 있고 이러한 반지하 월셋집의 주 거주자는 당국으로부터 주택을 배정 받지 못한 주민들과 평양 출신 제대군인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지하 월세방은 가격은 구조와 크기에 따라 월 50~100달러(약 5만5000~11만원)이고, 지하 월세방은 20~30달러(약 2만2000~3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평양시에 고층 아파트가 계속 건설되고 있지만 간부들과 과학자들에게 우선 배정되고 나머지는 분양금을 선불한 돈주들이 차지해 비싼 이윤을 붙여 되팔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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