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서 또 신경작용제 중독 사건..러시아 스파이 암살시도와 연관성 조사

4일(현지시간) 한 영국 경찰이 러시아 이중스파이 출신 부녀의 독살 시도 사건이 발생한 솔즈베리의 퀸 엘리자베스 가든스 공원 앞을 지키고 있는 모습 [사진=AP/연합]

영국 남부에서 40대 남녀 2명이 신경작용제 노비촉 중독으로 혼수상태에 빠졌다. 지난 3월 러시아 이중스파이 출신 부녀의 암살 시도에 사용됐던 것과 같은 종류다.

4일(현지시간) BBC와 CNN 등 주요 외신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닐 바수 영국 경찰 대테러대책본부장은 성명을 통해 지난달 30일 영국인 남녀 한 쌍이 한 건물에서 혼수상태로 발견됐으며, 검사 결과 이들은 노비촉에 노출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지난 3월 러시아 이중스파이 출신 부녀 역시 노비촉에 중독되어 중태에 빠진 바 있다. 노비촉은 구소련군이 군사용으로 개발한 신경작용제로 생화학무기 중 가장 강력한 독극물 중 하나로 꼽힌다.

바수 본부장은 이어 "일반 대중이 노비촉에 노출될 위험은 낮다"면서 "현재로선 두 사람 외 노비촉 중독 증상을 보이는 사람은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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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건은 지난 3월 러시아 이중스파이 출신 부녀에 대한 독살 시도가 벌어졌던 영국 솔즈베리에서 12㎞ 떨어진 곳으로 비교적 가까운데다, 중독된 신경작용제도 같은 종류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파장이 예상된다. 영국 경찰은 두 사건의 연관성을 조사 중이다. 

바수 본부장은 아직까지 이들 남녀를 의도적으로 공격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목숨을 위협받을 만큼 위험한 일에 종사하지 않았으며 솔즈베리의 사건 현장을 들른 적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수 본부장은 “지금으로서 수사의 초점은 이들 남녀가 어떻게 노비촉에 노출됐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 러시아 이중스파이 출신 부녀는 자택 현관을 통해 노비촉에 접촉해 중태에 빠졌다. 영국 당국은 부녀 독살 시도의 배후로 러시아를 지목했고 이후 서방과 러시아와의 외교 관계가 급격히 냉각된 바 있다. 러시아는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