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해사기구(IMO)의 황산화물(SOx) 규제 강화가 임박한 가운데 현대상선이 보유한 선대 54척에 대해 탈황설비인 ‘스크러버’ 장착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5일 해운 및 조선기자재 업체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지난달 25일 현대글로벌서비스‧현대중공업‧디섹(DSEC)‧파나시아와 ‘선박용 탈황설비(Scrubber) 기술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MOU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보유한 선박 총 54척에 대해 스크러버를 장착하길 원하고 있다. 용선주와 협의를 거쳐 정확한 대수를 산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상선 선박관리 자회사인 현대해양서비스 측은 “총 54척에 대해 스크러버를 장착을 추진하고 있다”며 “2020년 규제시행에 발맞춰 최대한 빠르게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IMO는 2020년부터 선박 배출가스에 포함된 SOx 비율을 현행 3.5%에서 0.5%로 감축하는 규제를 시행할 예정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 선사들의 선택지는 운용중인 선박에 스크러버를 달거나, 저유황유를 사용하는 것인데 스크러버를 다는 것이 비용과 안정성 측면에서 우세하다고 결론 낸 것으로 여겨진다. 스크러버 탑재에는 척당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100억원 상당의 비용이 들어가지만 현재 사용하는 벙커C유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특히 향후 저유황유의 수요 증가로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점쳐져 스크러버를 탑재의 경제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에서 만든 선박이 저유황유를 썼다가 엔진이 멈춰선 사례가 전해지는 등 연료변경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것도 스크러버를 선택하게 만드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현대상선 뿐 아니라 국내 해운사들은 속속 스크러버를 장착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앞서 포스코는 화주로서 철광석‧석탄 장기운송계약에 투입되는 대한해운·에이치라인해운·팬오션·폴라리스쉬핑 등 전용선 20척에 스크러버를 설치할 계획이다.
글로벌 선사들 사이에서도 스크러버를 장착하는 전략이 대세를 이루는 분위기다. 실제 세계적 인증기관인 노르웨이독일선급에 의하면 올해 5월 기준 글로벌 선박시장에서 817척이 스크러버의 탑재를 결정했다. 올 1분기 500척에서 2~3개월 만에 약 300척이 증가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