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8강행’ 러시아의 힘, ‘무적함대’ 스페인 패스 묶은 ‘질식 수비’

[승부차기 끝에 8강행이 확정되자 러시아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제공]

개최국 러시아가 투혼을 보여주며 ‘무적함대’ 스페인을 꺾었다.

러시아(국제축구연맹 랭킹 70위)는 2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끝난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16강전 스페인(10위)과의 경기에서 전·후반과 연장까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이겼다.

이로써 러시아는 소련 시절인 1970년 멕시코 월드컵 이후 48년 만에 월드컵 8강에 진출했다. 1982년 스페인 월드컵에서도 러시아는 5위를 기록했지만 당시 대회 제도는 2차 리그를 벌여 상위 4개 팀이 4강 토너먼트를 치르는 식으로 진행됐다.

7만8011명이 루즈니키 스타디움을 가득 채운 가운데, 러시아 선수들은 '질식 수비'로 스페인의 공격을 철저하게 막아냈다. 스페인 선수들은 좀처럼 러시아 수비를 뚫지 못하며, 수비와 미드필드 쪽에서 공을 돌리는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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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적인 전력에서 뒤진 러시아 선수들은 스페인을 상대로 죽기 살기고 뛰었다. 러시아 선수들은 총 146km를 뛰며, 137km를 달린 스페인에 앞섰다.스페인은 공 점유율에서 74% 대 26%로 유효슈팅수에서 9개 대 1개로 우위를 보였지만, 승리를 가져오지 못했다. 스페인은 1137번의 패스를 하며 285번에 그친 러시아를 압도했지만, 공격 쪽에서 결정적인 패스가 부족했다.

수비적인 전술을 들고 나온 러시아에게 경기 초반 큰 변수가 생겼다. 러시아는 전반 12분 자책골을 내줬다. 오른쪽 측면 프리킥 상황에서 마르코 아센시오가 올려준 공이 세르히오 라모스와 몸싸움을 하던 수비수 세르게이 이그나셰비치의 뒷발에 맞고 골문으로 들어갔다.

러시아는 무너지지 않았다. 코너킥 상황에서 아르툠 주바가 헤딩하는 과정에서 공이 스페인 제라르 피케의 하늘 쪽으로 향한 팔에 맞으면서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주바는 전반 41분 페널티킥을 직접 차 넣으면서 대회 3호골을 기록했다.

첫 골을 넣은 후 좀처럼 실마리를 풀지 못한 스페인은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2-2 상황에서 스페인의 세 번째 키커 코케가 러시아 골키퍼 이고리 아킨페예프의 선방에 막혔다. 아킨페예프는 오른쪽으로 몸을 날리면서 코케의 슛을 막아냈다.

러시아는 네 번째 키커까지 모두 골을 성공했다. 아킨페예프는 스페인의 5번째 키커로 나선 이아고 아스파스의 슛을 다리로 막아내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아킨페예프는 경기 후 최우수 선수에 선정됐다. 그는 대회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나는 경기 최우수 선수가 아니다. 오늘의 최우수 선수는 러시아 팀과 팬들이다”라며 모든 공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