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트럼프노믹스 역풍 경고..."감세·재정부양 효과 일시적"

국제통화기금(IMF)이 본 미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방정부 부채 비율 전망치(단위: %, 빨강: 2017년 10월 전망, 파랑: 새 전망)[IMF 웹사이트 캡처]

국제통화기금(IMF)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성장론에 반기를 들었다. 감세, 재정지출 확대를 골자로 한 트럼프노믹스가 물가상승 압력과 금리를 급격히 높여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을 뒤흔들 수 있다는 것이다.

1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IMF 대표단은 이날 미국에 대한 연례 협의 끝에 낸 보고서에서 재정적자 확대의 역풍을 경고했다. 미국 공화당 주도로 마련한 1조5000억 달러 규모의 감세정책이 3000억 달러에 이르는 재정지출과 맞물려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을 내년에 4.5%로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3년 새 2배 가까이 높아지게 되는 셈이다.

IMF는 재정지출을 대거 늘리는 게 단기적으로는 미국과 미국 교역 상대국 경제에 부양 효과를 줄 수 있지만 세계 경제에 많은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당장 재정부양으로 물가상승 압력이 급격히 커지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금리인상은 자본 조달 비용 부담이 커지는 걸 의미한다. 글로벌 자금은 금리가 높은 곳으로 움직이는 게 보통이다. 미국의 금리가 높아지면 신흥시장에 몰린 자금이 미국 자산으로 이탈하기 쉽다. 금리 상승으로 달러 값이 오르면 신흥시장의 부채 상환 부담도 커진다. 연준은 전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7번째 금리인상을 단행하며 연내에 두 차례 추가 인상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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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는 미국의 성장률이 올해 2.9%, 내년에는 2.7%로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하겠지만 2020년과 2021년에는 각각 1.9%, 1.7%로 떨어질 것으로 봤다. 그러면서 미국의 장기적인 잠재 성장률이 빠르면 2021년에 1.75% 수준으로 다시 뒤처질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재무부는 자체 중장기 성장 전망이 이번 보고서의 내용과 크게 다르다고 반박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IMF의 중기 전망이 너무 비관적이라고 본다며 "솔직히 그가 맞고 우리고 틀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IMF는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정책도 미국과 미국의 교역상대국에 모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라가르드 장관은 "무역전쟁에는 승자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