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한항공 대만 국가 표기 참을 수 없어” 외국 항공사에 또 압박

2018-05-23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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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동남아·인도' 지역으로 분류한 대한항공에 불만 표출

당국 요청 따르지 않은 '블랙리스트'에 강한 경고

수정 완료 항공사, '화이트리스트'로 분류... 러시아항공엔 "별 5개"

에어캐나다와 아시아나항공은 중국 당국의 요구로 홍콩, 마카오, 대만에 중국을 표기했다. [사진=환구망]


중국이 대만을 중국과 별개의 국가로 표기한 항공사를 ‘블랙리스트’라고 표현하며 강하게 비난했다. 중국 당국의 요구를 따르지 않은 항공사에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대만을 ‘동남아∙인도’로 분류한 대한항공에는 ‘참을 수 없다’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중국민항총국(CAAC)은 지난달 25일 미국과 한국을 비롯한 36개 외국 주요 항공사에 공문을 보내 대만∙홍콩∙마카오가 중국과 별개의 국가로 인식되는 표현을 30일 내로 삭제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일부 항공사는 대만과 관련된 정보와 분류를 ‘중국 및 홍콩∙마카오∙대만’ 등으로 수정했다.
그러나 일부 항공사가 이를 실행하지 않자 중국 언론이 다시 한번 압박에 나섰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공식 위챗(微信·위챗) 계정을 통해 표기를 수정한 항공사를 ‘화이트리스트’, 수정하지 않은 항공사를 ‘블랙리스트’로 표기해 명단을 공개했다.

블랙리스트에 포함된 항공사는 유나이티드항공, 델타항공, 아메리칸에어라인, 하와이안항공 등 미국 항공사와 호주 항공, 대한항공, 에어프랑스, ANA항공, 일본항공(JAL), 터키항공, 카타르 항공 등이다.
 

대만을 동남아·인도 영역에 포함시킨 대한항공 홈페이지 [사진=환구망]


매체는 해당 항공사 홈페이지에서 각각 대만을 어떻게 분류하고 표기하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보도했다.

특히 대한한공에는 “분노를 참을 수 없다”며 “대만을 중국과 분리한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동남아∙인도 카테고리로 분류한 것은 어떤 의미인 것이냐”고 강하게 비난했다.

실제로 기사에 함께 게재된 대한항공 홈페이지 화면 캡처 사진에는 동남아∙인도 지역에 타이베이(대만)가 포함돼 있다.

환구시보는 일부 미국 항공사에 문의한 결과 해당 항공사는 중국 당국의 공문을 받고 현재 평가 중에 있다는 답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체는 “중국이 요청한 시간이 단 사흘밖에 남지 않았다”며 “시한이 임박한 가운데 아직도 대만 표기를 수정하지 않은 항공사는 법적 조치를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반대로 화이트리스트에 해당하는 항공사 에어캐나다, 독일 루프트한자항공, 영국 브리티시에어라인, 한국 아시아나항공, 핀란드 핀에어 등은 영문∙중문 등에서 모두 대만을 ‘중국 대만’ ‘대만(CN)' 등으로 표기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또 매체는 러시아항공은 ‘국가·지역’ 영역에 ‘중국’만 있고 ‘중국 대만’이 없으며 ‘타이베이’가 중국의 하위영역에 포함돼 있는 점에 대해 “별 5개를 주고 싶다”면서 극찬했다.

이번 화이트리스트에 포함된 항공사는 총 18곳으로 아직 중국 당국의 요구를 따르지 않은 항공사도 18곳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국 당국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어 아직 표기를 바꾸지 않은 항공사들도 이를 따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국 규제 리스크 전문가 칼리 램지는 "간단히 '노'(NO)라고 할 수 없는 문제"라며 "다수 항공사들이 중국 안에서 혹은 중국과 사업하려면 ‘불이행’을 선택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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