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R] 말레이시아 경제 과거의 영광 재현할 수 있을까?

2018-05-1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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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상승 등은 호재…수출 비중 높아 보호무역 정책 주시

말레이시아 야권 지지자들이 마하티르 모하마드 전 총리가 야권의 총선 승리를 주장하자 9일(현지시간) 쿠알라룸푸르에서 환호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야권연합은 이날 치러진 총선에서 승리해 독립 후 61년 만에 첫 정권교체를 이뤄냈다. [사진=AP=연합뉴스]


한때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던 말레이시아 경제가 최근의 부진을 딛고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발표된 말레이시아의 실질 GDP 성장률은 5.9 %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해 9월에 보고된 6.2 %라는 이전 수치에 비해서는 다소 하락한 것이지만, 전망치에 비해서는 높은 것이다. 

◆ 유가 상승 말레이시아 인프라 재개 이어질 듯…중국의 투자 급증 
말레이시아 교역은 2014년까지 상승세를 이어오다 2014년 이후 국제유가 하락과 소비심리 위축 등의 이유로 감소했었다. 2017년 상반기부터 유가가 완만한 상승세로 전환되고 오름세를 이어오면서 재정수입이 늘어나면서, 그간 보류됐던 인프라와 플랜트 프로젝트는 새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전망했다. 

 2017년 1~5월 기준 말레이시아 수출액은 857억 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14.6% 증가,  수입액은 783억 달러로 전년 대비 18.3% 늘어났다. 

말레이시아는 석유가스, 고무, 목재, 주석 등 천연자원이 풍부하여 국제적인 경제 충격에도 상대적으로 강한 경제구조를 가진 국가다. 물론 1980년대부터 말레이시아는 제조업 기반을 확충하는 데에 주력했으며, 전기·전자, 자동차, 석유화학, 화학제품 및 철강 분야 등에서 제조업 기반을 갖춘 국가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에는 IT, 바이오산업, 이슬람 금융, 관광 등 기술집약적 산업과 서비스산업 분야의 육성에 정부가 초점을 맞추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외국인 투자유치는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더불어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한 석유·가스 부문 외국인투자 위축으로 감소하다 2016년 증가세로 돌아섰다. 특히 지역적으로는 미국, 일본으로부터 투자가 많이 줄었고, 분야별로는 석유·가스 분야 외국인 투자 유치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말-싱 고속철, ECRL(East Coast Rail Line) 프로젝트 등 각종 인프라 프로젝트의 중국 기업의 참여가 늘면서 중국으로부터의 투자가 크게 늘었다. 

말레이시아는 특히 최근 서비스업의 성장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지난 2016년 기준으로 말레이시아 전체 실질 GDP에서 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54%에 달한다. 제조업의 경우에는 2016년 기준으로  전체 실질 GDP의 23%를 차지하고 있다, 

◆ 말레이시아 주한 대사 "시장친화적 정책이 최고의 경쟁력"

로하나 빈티 람리 주한 말레이시아 대사는 아주경제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말레이시아 경제의 '개방성'을 강조했다. 
 
대사는 "말레이시아는 언제나 친기업, 투자친화적인 국가로 알려져있었으며, 그동안 여러 기관들로 부터 훌륭한 투자처라는 평가를 받아왔다"고 강조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말레이시아에 대한 평가에 지난 몇년간 말레이시아경제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향후에도 양호한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월드뱅크 역시 최근 원자재 수출국들이 유가 하락 등에 영향을 받았지만, 말레이시아는 원유수출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보다 다각화된 경제 성장모델을 구축해왔다고 평가한 바 있다. 

말레이시아는 2017년에는 글로벌 브랜드 컨설팅업체 BAV 그룹과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 와튼 스쿨의 설문조사에 가장 투자하기 좋은 국가로 꼽힌 적도 있다. 최근 쿠시먼 앤드 웨이크필드 (Cushman & Wakefield)의 보고서인 제조업 리스크 인덱스 2017 (Manufacturing Risk Index 2017)에서 말레이시아는 제조업하기 가장 좋은 곳으로 꼽힌 적도 있다.

로하나 빈티 람리 대사는 "말레이시아는 정부의 정책과 민간의 노력이 함께 어우러져 시장 친화적 환경을 만들고 있으며, 수출 기지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면서 "정부는 기업들로부터 끊임없이 개선 사항을 들으면서 개선책을 마련하려고 한다. 말레이시아는 젊고 교육수준이 높으며 숙련된 인력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영어는 매우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어 국제적 의사소통도 용이한 편이다"라고 지적했다.  말레이시아투자진흥청(MIDA) 역시 서울에 사무실을 두고 한국기업들의 투자를 돕고 독려하고 있다고 대사는 덧붙였다. 

미국과 중국간 높아지고 있는 무역 긴장은 말레이시아가 주목하고 있는 변수 중 하나다. 로하나 빈티 람리 대사는 "말레이시아는 열린 경제이며, 우리의 무역은 언제나 국제적인 요소에 직간접적 영향을 받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말레이시아 경제에 "지역적 긴장, 원자재 가격의 변동, 통화 불안정, 국제무역의 불확실성은 많은 부분에서 영향을 미친다"면서도 "최근 여러 변화에도 불구하고 말레이시아는 높은 경제성장을 이어왔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17년 경제성장률은 5.9%를 기록했으며, 올해도 말레이시아의 경제성장률은 5%대를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며 월드뱅크는 2018년 말레이시아 경제성장률은 5.2%로 전망했다가 최근에는 5.4%로 상향 조정하는 등 경제 전망이 개선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 수 년 동안 말레이시아 정부는 경제의 다각화 하고 금융시스템을 강화하기 위한 개혁조치를 도입했다. 보호무역주의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말레이시아 경제에 매우 중요한 도전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직까지 말레이시아 경제가 미국의 관세부과 조치로 크게 타격받는 것은 없으나, 진정한 의미의 무역전쟁이 터진다면 말레이시아의 수출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말레이시아는 최근 무역 성향에 대해 면밀하게 살피고 있다고 대사는 밝혔다. 

대사는 또 한국과 말레이시아의 관계는 이미 '성숙한' 단계이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발표한 신남방정책으로 양국간 더욱 긴밀한 관계가 형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양국의 관계는 상호 존중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한국은 우리의 중요한 친구이자 파트너이다. 1960년대 외교 관계를 수립한 이후 양국 간의 관계는 매우 잘 발달해왔다. 이는 양국의 활발한 무역, 투자, 관광, 교육, 과학, 기술 및 민간 교류에 있어서도 잘 드러난다. 정부와 정부 간의 협정은 물론 기업의 협력도 긴밀하지만 여전히  더 많은 교류를 할 수 있는 분야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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