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6자회담 복원해야"…한반도 내 영향력 사수 의지

2018-04-26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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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정상회담 환영, 뒤로는 득실계산 분주

6자회담 재가동 촉구, '차이나 패싱' 경계심

한중 지리적 인접성 부각, 한미 밀월 견제

2007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6차 6자회담에 참석한 각국 대표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블라디미르 라흐마닌(러시아), 천영우(한국), 김계관(북한), 우다웨이(중국), 크리스토퍼 힐(미국), 사사에 겐이치로(일본) 수석대표. [신화통신]


중국은 남북 정상회담 개최를 지지하면서도 한반도 비핵화 과정에서 역할이 축소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는 모습을 보인다.

특히 중국이 의장국을 맡았던 6자회담 복원을 주장하며 한반도 정세 변화와 관련해 그동안 유지했던 지분을 잃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26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남북 정상회담 개최 소식을 전하며 "지난 수개월 동안 한반도 정세가 '류안화밍(柳暗花明·버드나무 그늘이 우거지고 온갖 꽃이 만발하다)'의 변화를 겪었다"고 평가했다.

중국의 역할도 강조했다. 인민일보는 "최근 남북 간 상호작용을 통해 중국의 제안이 얼마나 중요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며 "쌍궤병행(雙軌竝行·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 평화협정 동시 추진)과 쌍중단(雙中斷·북한 핵실험 및 한·미 군사훈련 동시 중단)이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게 증명됐다"고 보도했다.

올해 들어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는 가운데 '차이나 패싱' 논란으로 마음고생이 심했던 중국은 지난달 26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전격 방중으로 자신감을 어느 정도 회복한 상태다.

하지만 27일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과 6월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북한 방문 일정이 북·미 정상회담 뒤로 밀린 데 대해서도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와 언론은 2007년 이후 중단된 6자회담을 조속히 복원해야 한다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동북아시아의 세력 지도가 재편되는 과정에서 더 이상 소외될 수 없다는 절박함이 읽힌다.

관영 신화통신이 발간하는 시사주간지 랴오왕은 "한반도 정세가 완화되는 상황에서 정치적 대화로 평화를 이룩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북핵은 어느 일방의 문제가 아니라 관련된 국가가 많은 만큼 국제사회가 함께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6자회담은 북핵 문제를 풀기 위한 여러 기제 중 존속 기간이 가장 길고 생명력이 강한 장치"라며 "적절한 시점에 6자회담을 다시 가동시키는 것은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할 화두"라고 주장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6자회담을 이른 시일 내에 복원하는 것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일관된 요구"라며 "이는 국제사회의 공통된 인식이자 염원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한반도 정세 변화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갈등으로 경색됐던 한·중 관계 개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이 미국과 지나치게 가까워지는 것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중국 내에서 제기된다.

관영 환구시보는 "한반도 정세가 불안해지면 한·중이 미·일보다 더 힘들어지는 게 사실"이라며 "한·중 양국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유도하고 미국도 적절히 압박하면서 한반도에서 분쟁이 발생하는 것을 함께 막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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