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은행이 2년만에 지급준비율(지준율) 인하를 예고한 이후 자본시장은 오히려 '돈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중문판이 23일 보도했다.
이는 추가 완화 여지가 있다는 의미이자 이와 동시에 지준율 인하를 앞두고 당국이 통화정책 '중립 기조' 유지에 대한 의지를 시장에 보여준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날 오후(현지시간) 상하이거래소의 역RP 1일물 금리(GC001)도 장중 10%를 돌파해 4월 초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선전거래소의 역RP 1일물 금리도 오후 한 때 9.9%까지 치솟았고 2~7일물 평균 금리도 6% 이상을 보였다.
중국 증권업계 관계자는 중국증권보(中國證券報)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자금이 모자란 정도가 아니라 너무 부족하다"고 하소연했다. 지준율 인하를 앞둔 상황에서의 유동성 급감에 대해서는 "채권 금리 상승에 따라 관련 기관의 레버리지가 높아진데다 납세 기간과 지준율 인하 시기가 맞물리지 않은 것이 돈 가뭄을 초래했다"고 분석했다.
핑안(平安)증권도 "매 분기가 시작되는 첫 달은 납세기간으로 지난 5년간 매년 4월 국가 재정이 5500억 위안 정도 늘어났다"면서 "이달 들어 중앙은행이 역RP 발행으로 푼 유동성은 3800억 위안으로 크게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준율 인하로 4000억 위안이 투입될 예정이지만 인하시기가 25일로 차이가 있는 것이 유동성 급감의 이유라는 분석이다.
또, 현 유동성 위축 국면이 당국이 추가로 통화 완화에 나설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의미이면서 동시에 기존의 통화정책 운용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메시지라는 해석도 나왔다.
로이터 통신은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지준율 인하를 선언한 후 인민은행이 공개시장조작에 신중한 모습"이라며 "유동성 증가를 경계하는 것으로 이는 인민은행이 '온건·중립'의 통화정책 기조에 변화가 없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의 지준율 인하 선언을 통화완화로 다시 돌아섰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없다는 뜻이라며 당국이 레버리지 축소를 강조하는 상황에서 완화에 나서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