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치방크에 거액을 투자해 대표주주로 자리잡았던 중국 하이난항공(HNA)그룹이 계속 뒷걸음질을 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중문판의 23일 보도에 따르면 HNA가 또 다시 도이치방크 보유 지분 비율을 줄였다. HNA는 항공사 등을 거느린 여행·금융서비스 복합기업이다.
HNA그룹은 공격적인 해외 인수합병(M&A)을 벌여왔던 대표적인 중국 기업으로 투자가 활발할수록 해당 기업의 자산 건전성 등에 대한 의구심도 커졌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중국 당국이 레버리지 축소를 강조하고 외화 유출 등을 막기 위해 해외 M&A에 대한 잣대를 강화한 것도 최근 변화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FT는 지난해 초 HNA그룹이 도이치방크 지분을 9.9%까지 확대하면서 해당 기업의 복잡한 지배구조 등에 대한 심의가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지난해 말 뉴질랜드 투자 심의국이 지배구조 등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HNA그룹의 호주·뉴질랜드은행(ANZ) 산하 자산대출 계열사 인수를 거부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