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머니백’은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진 7명의 남자가 하나의 돈 가방을 차지하기 위해 뺏고, 달리고, 쫓기는 추격전을 벌이는 내용. 영화의 제목은 돈 가방(Money bag)과 ‘돈이 뒤에 있다’(Money back)이라는 두 가지 뜻을 담고 있다.
이번 작품에서 김무열은 되는 일 하나 없는 ‘취준생(취업준비생)’ 민재 역을 맡았다. 민재는 그야말로 ‘더럽게 운 나쁜 남자’다. 9급 공무원 시험은 족족 떨어지고, 사랑하는 어머니의 몸 상태는 점점 더 나빠져만 간다. 보증금까지 탈탈 털어 어머니의 수술비를 마련했지만, 사채업자인 양아치(김민교 분)는 자비 없이 몽땅 빼앗아버린다. 죽고 싶어 가죽 벨트로 목까지 멨건만, 싸구려 벨트는 맥없이 탁 풀려버리고 만다.
“극 중 민재가 한계점이 임박해 자살을 시도하는 장면이 나와요. 이 영화는 코미디지만 극 중 인물들이 겪는 상황은 너무도 비극적이죠. ‘가까이서 보면 비극,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고 하잖아요? 저는 가까운 입장에서 비극적인 인물을 표현하려고 했고, 상황을 잘 표현하다 보면 희극적으로 풀어질 거라고 생각했어요.”
김무열이 언급한 자살시도 신은 벼랑 끝에 몰린 민재가 자살을 결심하는 장면. 벨트로 목을 매지만 택배 기사(오정세 분)의 시도 때도 없는 방문과 싸구려 벨트 덕에 목숨을 구하는 장면이다.
“자극적인 조미료긴 하지만 우리 영화의 특징이라고 생각해요. 작품을 보고 웃을 수 있지만 한편으로 씁쓸한 것들이 남잖아요. 그 장면은 특히 중요한 지점이라고 생각했죠. 감독님께 민재의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술을 마시고 홧김에 (자살시도를) 하자고 제안했어요. 보통 그런 일들이 우발적으로 일어나곤 하니까요. 완충제를 두고 싶었죠. 그래서 편의점에 들러 소주 한 병을 마시고 나오는 장면을 추가했죠.”
김무열은 감정신을 위해 촬영 전, 실제로 막걸리를 마셨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감정적으로 도움을 받아보려고 했죠. 그걸 핑계 삼아 평소 좋아하는 막걸리를 마시고 기분을 내봤어요. 하하하. 저는 술 먹는 장면을 찍을 땐 정말 술을 먹고 촬영하는 걸 좋아해요. 인사불성이 될 정도로 먹는 게 아니니까. 보조제 같은 개념으로 도움을 받고자 하는 거죠. 감정 연기를 앞두고 슬픈 음악을 듣는 정도로요.”
김무열은 영화 ‘머니백’이 “B급 감성을 지향”하며, “굳이 진지해 보이려고 하지 않고 웃기려고 하지도 않는다는 점”을 매력으로 꼽았다.
“민재가 놓인 상황이 너무도 비극적이잖아요. 자살 시도를 하려는 등, 한계점에 달했죠. 영화 말미 시종 억울하고 위협을 당하는 민재가 잠깐씩 웃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그때 모든 답답함이 해소되길 바랐어요. 관객들도 그 장면에서 시원한 느낌을 받기를 바랐던 거예요. 관객분들도 기분 좋게 보실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