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등 시리아 공습에 중국, 거세게 비판 "북극곰 때리다 물린다"

2018-04-15 10:58
  • 글자크기 설정

중국 외교부 "화학무기? 검증이 우선...국제법 바탕 대화로 해결해야"

환구시보 "이라크처럼 근거없는 공격, 러시아 반격 등 교만함 화 불러"

14일(현지시간)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새벽 하늘 위를 미사일이 가로지르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영국, 프랑스 등 서방 국가들은 이날 새벽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사용과 관련해 '응징 공격'에 나섰다.[사진=AP/연합뉴스]


중국 당국과 관영언론이 미국과 영국, 프랑스의 시리아 공습을 거세게 비판했다.

중국 외교부는 14일 홈페이지에 화춘잉(華春瑩) 대변인과 기자의 질의응답 형태로 관련 입장을 공개하고 "사실 입증이 우선이며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화 대변인은 "중국은 국제관계에 있어 무력 사용을 반대하고 각국의 주권과 독립, 영토 수호를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채택한 조치를 피해 행하는 모든 일방주의적 군사행동은 유엔헌장의 취지와 원칙을 위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관련 문제를 국제법 안으로 끌고 와 대화·협상으로 해결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시리아 화학무기 관련 시설을 타격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중국은 일단 화학무기 사용 여부에 대해 전면적이고 공정·객관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본다"면서 "결론이 나오기 전에 결과를 예단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중국 관영언론도 미국 등 서방국가의 행보를 강력하게 비판하며 "손바닥으로 곰의 입을 계속 때리다 물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14일 사평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등 서방사회가 각종 형용사를 동원해 시리아 화학무기 공격과 이에 따른 서민들의 피해를 비극으로 묘사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근본적인 사실과 도리를 왜곡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사평은 일단 이번 공습이 유엔 등의 승인을 받은 공격이 아니며 유엔 회원국으로 합법적인 정부가 있는 나라를 향한 것이라는 사실을 꼬집었다. 

또, 이번 공습은 근거없는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사평은 미국과 프랑스·영국이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시민들을 대상으로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며 공습을 정당화하고 있지만 실제로 화학공격이 있었는지, 있었더라도 그것이 정부군의 소행인지 반대파 무장세력의 소행인지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고 국제기구의 권위있는 조사조차 시작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미국이 '근거없는 공격'에 나선 것이 이번이 처음도 아니라는 지적이다. 2003년 미국과 영국 연합군이 이라크를 공격하기 전에도 사담 후세인 정권이 화학무기를 보유하고 있어 미군이 진입해 이를 회수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하지만 결국 화학무기는 찾지 못했고 미국과 영국은 후해 잘못된 정보임을 인정했다고 신문은 강조했다.

환구시보는 "서방 사회가 북극곰이 공격할 수 있음을 우려하지 않고 반복해 곰의 입을 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러한 교만은 너무나 헛되고 위험한 것으로 이들의 공격이 얼마나 지속될지, 러시아가 예고대로 반격할지 모든 것이 미지수인 상황"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인민일보도 15일 자체 사설인 종성(鐘聲)을 통해 "유엔 안보리를 피한 일방적 군사 행동은 모두에게 부정적"이라며 "국제법을 엄격하게 준수하고 이성적으로 도의를 지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가 시리아 위기를 키웠음도 지적했다.

미국은 14일 새벽 4시께(시리아 현지시간) 영국, 프랑스군과 함께 토마호크 미사일 100여발을 동원해 시리아 군사, 과학연구시설 등 3곳을 공습했다.

현 시리아 정권을 뒤에서 밀고 있는 러시아는 즉각 반발했다. 미국 등의 공습을 규탄하는 내용의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제출한 것이다. 안보리가 이를 상정했으나 미국과 영국, 프랑스가 일제히 거부권을 행사하고 러시아, 중국, 볼리비아 등 3개국만 찬성하는데 그쳐 결국 부결됐다.

이 자리에서도 미국과 러시아는 날선 공방을 벌였다.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시리아 공습은 국제법을 무시하고 안보리의 권위를 흔든 무법 행동"이라며 "즉각 멈춰야 한다"고 공습 중단을 촉구했다. 미국 측은 "화학무기 사용 정황 증거가 상당하다며 이를 억제하기 위한 것일 뿐"이라는 입장을 유지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