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옥(85) 코리아나 화장품 회장이 개인소장 유물 4,826점을 코리아나 화장박물관에 기증했다.
기증유물은 화각경대, 청자상감국화문모자합, 박가분, 미인도 등 도자기, 민속품, 고문서 및 회화이다.
유상옥 회장은 "50년 가까운 유물 수집과 30년의 기업 경영을 하면서, 국가의 힘은 경제 성장뿐만 아니라 국민의 문화 수준에서 결정된다는 것을 알았다" 며 "우리나라는 이미 세계 경제 대국의 위치에 올랐으나 문화를 창조하는 데는 소홀하여 아쉬움이 많다"라고 유물 기증 이유를 설명했다.
유 회장은 이어 "문화를 더 성장시키는 역할을 개인이 아닌 기업들이 더욱더 많이 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며 "기업이 문화경영에 모범을 보이고, 코리아나 박물관이 우리 문화 보전에 힘써주기를 바라는 마음에 기증을 결심했다"고 강조했다.
기증식에는 김영수 전 문체부장관, 정양모 전 국립중앙박물관장, 안휘준 서울대 명예교수,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 곽창선 대양파이프 회장,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 이기웅 열화당 대표, 이명옥 사미나미술관장, 신정식 한양대 명예교수, 이건무 전 문화재청장, 신탁근 온양민속박물관 고문, 김쾌정 한국박물관협회장, 유승희 코리아나 화장박물관장, 유휘성 조흥건설 사장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모두 유 회장의 꾸준한 유물 기증 활동과 우리 문화에 대한 열정에 존경을 표했다.
정양모 전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축사로 "경영자로서 건물을 지어 박물관을 운영하는 것 자체도 어려운 일인데, 4,826점이라는 대단한 숫자의 문화재를 우리가 모두 볼 수 있도록 기증하신 것에 대해 경하드린다"라고 말했다.
최광식 전 문화체육부 장관은 "9년 전 국립중앙박물관에도 유물을 기증하셨는데, 또 기증하는 것을 보고 유상옥 회장님은 누구나 생각은 하지만 실천하기 힘든 일을 실현하는 사회의 큰 어른이며, 앞으로 유상옥 회장님처럼 여러 분야에서 기증 활동이 더 많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은 "유상옥 회장님과의 인연은 33년이 넘었지만, 문화에 대한 열정은 내가 아는 컬렉터 중 가장 이상적인 분이다. 회장님은 시대를 대표하는 건축가에게 박물관 건축을 맡겨 스페이스 씨를 그의 대표작으로 만들고, 4,800점이 넘는 유물을 기증하시어 한 인생을 살면서 문화재를 사랑하는 방법과 그것을 마지막에 어떻게 정리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모범을 우리에게 보여주셨다고 생각한다"고 역설했다.
유 회장은 2003년 강남구 신사동에 문화공간 '스페이스 씨'를 세우고, 코리아나 화장박물관(5·6층)과 코리아나미술관(지하1·2층)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코리아나미술관에서는 개관 15주년을 맞아 6월 16일까지 여성들의 '숨겨진 일'을 조명하는 기획전 '히든 워커스'(hidden workers)가 열리고 있다.